[올해 꼭 통과시켜야 할 10대 법안] [1] 부동산 3개 법안
주택거래 실종… 중개업소 등 연관 업종 서민 직격탄
月평균 매매계약 0.66건 그쳐… 이삿짐센터·도배업체도 타격
"분기별로 겨우 한 건 계약을 체결합니다. 작년 말부터 계속되는 악순환입니다."
서울 용산구에서 10년 가까이 공인중개사무실을 운영해 온 강모(55)씨는 "월세 계약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 나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꽉 막힌 부동산 거래는 연관 업종에서 일하는 서민들의 생활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부동산중개사무소·이삿짐센터·배달 음식점 영업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네마다 넘쳐나는 공인중개업소들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적으로 1만4108곳의 공인중개사무소가 휴업하거나 폐업했다. 서울에서만 4700여곳의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공인중개사무소 한 곳이 한 달 동안 중개한 주택 매매는 평균 0.6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삿짐센터도 일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사다리차협회는 올해 이삿짐 주문 건수가 작년보다 20~30% 줄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는 김모(45)씨는 "2011년까지만 해도 강남·송파·강동구에서만 이사 물량이 넘쳐났지만, 최근에는 이사 물량이 줄어 수도권 외곽으로도 일하러 나간다"며 "1인 가구의 소규모 이사도 주문이 들어오면 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고용 불안으로도 이어진다. 이사 직후 집을 수리하는 일도 크게 줄면서 인테리어·도배업체, 철물점 등도 갈수록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08년 이후 건설 관련 취업자 수가 51만여명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단순 노동직이나 기능직 일자리 취업자 23만5000명이 사라졌다. 주택 경기 침체가 대부분 비정규직인 서민 계층의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건국대 심교언 교수(부동산학과)는 "부동산·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 수는 전국적으로 300만명 정도"라며 "장기화되는 주택 시장 불황이 자칫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