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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에 '큰 손' 돈 몰려

뉴스 강도원 조선비즈 기자
입력 2013.11.28 03:06

2분기까지 300억이하 빌딩 174건 거래
1분기보다 80% 늘어… 금액도 3000억↑
투자 땐 과거 공실률· 주변 상권 살펴야

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큰손'들이 중소형 빌딩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빌딩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중소형 빌딩으로 몰리고 있다. / 조선일보 DB

27일 빌딩 거래 정보업체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3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의 거래 건수는 총 174건이었다. 1분기(97건) 대비 80%가량 늘어났다. 거래 금액도 5774억원에서 8948억원으로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중소형 빌딩 붐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대기업까지 나서서 경쟁적으로 5~6층 규모 100억~200억원대의 중소 규모 빌딩을 매입했다. 가로수길 빌딩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 붐은 인근 세로수길과 압구정동 로데오길, 강남구 삼성동으로 퍼지고 있다. 알코리아에셋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길 반경 700m 이내에서 올해 3분기까지 모두 10건의 빌딩이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5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 빌딩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들도 시세 차익과 안정적 임대 수익을 위해 중소형 빌딩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케트 배터리로 잘 알려진 세방전지는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564-18번지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비앙카 빌딩을 153억원에 매입했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임대 수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빌딩 거래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점점 더 늘어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처로 매력을 잃은 재건축 아파트 대신 중소형 빌딩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빌딩과 달리 중소형 빌딩은 공실률이 낮고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불경기 여파로 빌딩 가격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이유다.

중소형 빌딩의 경우 은행 담보대출도 비교적 쉽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중소형 빌딩을 보유한 사람은 임대사업자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자산가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을 투자할 때는 과거 공실률과 주변 상권의 현황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최근 중소형 빌딩 투자 붐에 무턱대고 투자했다 연체된 공과금이나 재산세 체납액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건물을 파는 매도인이 임대료가 제대로 안 들어온다는 사실을 숨기고 건물을 급매물이라며 싸게 팔아넘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부동산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법인 대지 이건욱 변호사는 "최근 중소형 빌딩 거래가 늘면서 매끄럽지 못한 매매 계약에 따른 분쟁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거래 금액이 큰 만큼 전문가를 통해 법률관계 등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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