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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 2007년(20만1688가구)과 맞먹을 듯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13.11.22 03:05

[연말 양도세 감면 종료 앞두고 경쟁적으로 분양]

-이달에만 3만8832가구 분양
건설사들 "이번 기회 놓치면 당분간 분양하기 어려울 듯"

-일부 단지 청약 미달
수요 예측량에 맞춰 공급 일정 섬세하게 짜야

국내 대형 건설업체 A사는 지난달 수도권에 아파트를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주택 경기가 호황이던 2006년 땅을 사들이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2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인 데다 지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하지만 은행에서 대출받은 토지 대금 이자만 1년에 2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부담이 늘자 분양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 건설사의 한 임원은 "정부의 대책과 각종 세금 감면으로 시장 분위기가 1~2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분양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위례2차 아이파크’모델하우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9월에 분양한‘위례1차 아이파크’는 평균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완중 기자

연말을 앞둔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단지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올해 말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 실수요층을 붙잡기 위한 것이다. 이번 주에만 전국 14개 단지(총 8727가구)가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고 이달에만 총 3만8832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9월 이후 공급량만 올해 절반 이상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19만6199가구(분양 예정 포함)이다. 지난 10월에는 4만2814가구가 청약 신청을 받아 2008년 이후 10월 한 달 기준으로 공급량이 가장 많았다. 작년 10월(1만8645가구)에 비하면 2배가 넘었다. 특히 9월 이후 분양시장에 선보이는 아파트만 9만9053가구로 올해 분양 가구 수의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공급량은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선 2007년(20만1688가구)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정부는 2007년 11월 말까지 분양 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단지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건설사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11월 말까지 아파트 분양 승인 신청을 마치고 9~12월에만 10만810가구를 분양했다.

올해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급격히 늘린 것은 정부의 '8·28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데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주어지는 세금 감면 혜택, 최근 발표된 취득세 감면 소급 적용 방침 등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사들은 이런 시장 분위기를 틈 타 주택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든 2008년 이후 멈춰 섰던 신규 아파트 단지를 내놓고 있다.

올해 위례신도시가 본격적으로 분양에 들어간 것도 공급 증가에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올해 위례신도시에서는 아파트 1만1408가구가 신규로 분양됐다.

◇청약 미달 단지도 속출… 미분양 늘어날 수도

최근 분양 시장에서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와 위례신도시 등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인기 단지를 제외하고는 잇달아 청약이 미달돼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향후 미분양 증가와 입주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이후 전국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64개 단지 가운데 절반 정도(27곳)가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이달 충남 내포신도시에서 공급한 '중흥 S-클래스 리버티'는 1645가구 모집에 48명이 신청했고, 지난달 분양한 인천 용현학익지구 '인천 SK 스카이뷰'도 청약률이 0.65대1에 그쳤다.

2007년 당시에도 '청약률 제로(0)' 단지가 나올 정도로 청약률이 저조했다. 그해 8월 9만1714가구였던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이듬해인 2008년 3월 13만1757가구로 4만 가구 이상 늘었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미분양을 줄이려면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고, 수요 예측에 맞춰 좀 더 꼼꼼하게 공급 일정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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