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전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2년간 매각 절정 이룰듯
부동산 121개 중 65개 팔려… 남은 물량 중 절반이 서울
삼성동의 한전 건물 대표적, 부지 7만9000㎡로 2조 넘어
관광공사도 2881㎡에 1400억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기관들의 알짜배기 땅과 건물 등이 부동산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부동산 중 절반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어 기업이나 부동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한 후 1년 이내에 본사 부동산을 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매각 리스트에 오른 부동산은 모두 121개로 이 중 65개가 팔리고 56개가 남아 있다. 전체 감정가만 6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일부 공공기관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매각 일정에 쫓기다 보면 형편없이 싼 가격에 팔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알짜 부동산 30여건
향후 2년에 걸쳐 매물로 나올 공공기관 부동산 중에는 서울과 경기권의 노른자위 지역에 있는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전력공사이다. 내년 11월 전남 나주로 이전하는 한전은 본사 건물을 2015년까지 팔아야 한다. 부지만 7만9000㎡로 가격은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도로공사도 판교에 있는 본사를 팔아야 한다. 내년 하반기에 본사의 땅과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갈 계획.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북단에 접해 있는 도공 본사는 땅 크기가 20만4000㎡나 된다. 도공 측은 "부동산 가격이 4500억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지역에서도 대한지적공사 등 4개의 공공기관이 이전과 함께 본사 건물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위치가 좋은 부동산의 경우에는 시장에 나오기 전부터 기업이나 부동산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서울 중구 다동에 있는 한국관광공사는 이전이 결정된 이후 매각 일정과 가격에 대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데다 청계천을 끼고 있어 최고 입지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는 2881㎡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가격은 1400억원대를 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호텔 업계와 일반 기업은 물론이고, 다른 정부 기관에서도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기관 본사 매각이 2014~2015년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남은 매각 대상 부동산 56개 중 30개가 서울 지역에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팔아야 하는 부동산이 모두 38개에 달하고, 2015년에는 15개 정도가 매각돼야 한다"며 "정부가 1년에 4번 정도 매각설명회를 하는 등 매각 작업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일부 공공기관, "헐값에 팔리면 어쩌나" 걱정
본사 위치나 상황에 따라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공공기관도 있다.
내년 2월 서울 여의도에서 경남 진주로 이전이 예정돼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감정평가 금액은 622억원. 지난해 두 차례 매각공고를 냈지만 참여자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이후 은행권과 부동산신탁회사를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했지만 이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2차 감정평가에 대한 용역입찰공고를 11일까지 진행한다"며 "부족한 이전 비용은 우선 채권을 발행해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오리 사옥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매 예상 가격도 500억원 정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공공기관은 '헐값' 매각에 대한 걱정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대한지적공사와 도로공사 등 현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아도 이전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기관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 무조건 땅을 팔게 하면 제값을 못 받을 게 뻔하다"며 고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