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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低價 전세아파트 급감… 내년돼야 다소 숨통

뉴스 장일현 기자
입력 2013.10.31 03:08

전세 2억 미만 아파트 올 초보다 2만988가구 줄어
전세금 61주째 상승세… 서민들 고통 갈수록 커져
내년 서울 입주물량 조금 늘어 그나마 급한 불은 끌듯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정모(35)씨는 요즘 전세 옮길 집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전용면적 85㎡인 이 아파트의 전세금은 올 초 1억8000만원에서 최근 2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정씨는 "전세금이 너무 빨리 올라 봉급쟁이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소 '희망공인'의 김동숙 대표는 "세입자들이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김포시 고촌읍으로 많이 가는데 그쪽도 전세금이 많이 올랐다"면서 "일부 세입자들은 더 싼 전세를 찾아 한강신도시까지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금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2억원 미만의 저가(低價) 전세 아파트 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 전세난이 서민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최근 서울 지역 2억원 미만 저가 전세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올 1월에 비해 2만988가구가 줄어든 34만1074가구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강서구로 3790가구가 격감했고, 이어 노원구와 성북구가 각각 2517가구, 2100가구 줄었다. 1000가구 이상 대폭 줄어든 곳은 구로구·서대문구·양천구·금천구·도봉구·동대문구 등이었다.

서울 시내 저가 전세 물량의 감소는 인근 수도권에도 릴레이 전세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철이 연결되는 지역이 우선적인 대상이다. 경기도 김포·부천·고양·의정부·구리·남양주·수원 등이 이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가 전세 물량이 대폭 감소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전세금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서울 지역의 전세금은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61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60주 연속 올랐던 역대 최장 상승 기록도 깼다. 또한 아파트 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도 이달 들어 60.1%를 기록, 2002년 8월(60.7%) 이후 11년 2개월 만에 60%대에 재진입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것도 전세금 상승의 한 요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구조적으로 우리 사회가 전세 소멸 과정을 겪고 있는 과도기에 접어든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전세 물량이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내년에는 단기적으로 서울 지역의 전세시장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내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올해보다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보다 36.5% 증가한 28만5000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토교통부 집계). 특히 서울 지역은 올해보다 2670가구가 늘어난 3만992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의 입주 물량은 2011년 3만8000가구에서 작년 2만6000가구로 크게 줄었지만,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년 연속 증가할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입주 물량의 일부 증가가 전세금 상승 대세를 바꿔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적극 확대하고, 민간 임대시장을 활성화해 임대 물량 자체를 늘려야 장기적으로 전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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