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해소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 지원하자 투자 열기]
다양한 금융·세제 혜택 - 5년간 양도세 면제
6억 이하땐 저리 융자 가능, 임대사업 투자여건도 개선
과잉 공급 우려 - 내년 전국에서 4만여실 입주
단기간에 공급 급증하면서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
지난 8일 서울 용산에 마련된 '덕수궁 롯데캐슬'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평일 오후인데도 오피스텔 내부를 구경하려는 투자자 2000여명이 몰려와 크게 붐볐다. 9~12일 실시한 청약에서는 178실(室) 모집에 2267명이 신청, 평균 1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23㎡형은 45.4대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롯데건설 박동준 분양소장은 "분양가(3.3㎡당 1080만원)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지원에 나서면서 오피스텔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거주하려는 사회 초년생·신혼부부에서 은퇴 후 임대 수익을 노리는 중년층까지 투자층이 다양해지면서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분양도 쏟아지는 양상이다. 다만 세(稅) 부담 감면, 자금 지원 등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환경은 좋아졌지만,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하면서 자칫 투자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양도세 면제·자금 지원 등 혜택
지난 15일 서울 남부지법 경매 법정에서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코오롱 스타폴리스' 오피스텔(전용 88.2㎡)을 경매에 부치자 응찰자 20여명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경매 시작가격(감정가)은 3억5000만원. 그러나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오피스텔은 감정가의 89%인 3억1099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오피스텔 시장에 몰리는 주된 요인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내놓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다양한 금융·세제 혜택 때문이다.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4·1 대책'에서 연말까지 오피스텔을 사면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8·28 대책'에서는 6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연 2.8~3.6%인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6억원 이하 오피스텔은 전국의 오피스텔 33만3738실 가운데 97%(32만5373실)나 돼 대부분 대출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대출 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었고 소득요건 역시 연 4500만원에서 6000만원(부부 합산)으로 상향 조정돼 많은 사람들이 낮은 이자비용으로 오피스텔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임대사업자의 투자 여건도 개선됐다. 임대사업자가 3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85㎡ 이하)을 5년 이상 임대할 경우 임대 소득세와 법인세를 20% 감면받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전문위원은 "정부가 전·월세 공급을 늘리려고 임대사업자에 대해 혜택을 많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과잉 공급으로 투자 수익 떨어지나
올 들어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사들이 2년 전쯤에 분양했던 오피스텔이 올해부터 속속 준공되면서 신규 입주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10년 한 해 동안 7699실에 불과했던 전국의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3447실에서 올해 3만3018실로 가파르게 늘었다. 내년에는 4만여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올 연말까지 전국에 분양되는 오피스텔도 1만4000여실에 달한다.
최근 2~3년 새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증가한 탓에 임대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오피스텔 연간 임대 수익률은 2010년 5.9%에서 지난해 5.48%로 하락한 데 이어 최근에는 5.45%(9월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은 작년 4603실이었던 입주 물량이 올해 1만2705가구로 급증하면서 수익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공급량 증가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교통이 편리하고 배후수요가 풍부한 지역 위주로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동산114' 윤지해 선임연구원은 "요즘 전·월세금이 오르고 있는데도 임대 수익률이 내려가는 것은 오피스텔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향후 오피스텔 시장은 입지와 분양가격에 따라 청약 결과, 임대 수익이 뚜렷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