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 상태의 주택 조합 맡아 1년 반 만에 건축심의 통과
장기 중단 사태를 빚으며 지지부진하던 신반포 1차 재건축 사업의 출구를 마련한 일등 공신은 '공유'와 '소통'의 가치를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결집을 독려한 한형기 조합장이다. 그는 9년 동안 조합 내분과 각종 소송 등으로 빈사 상태에 빠졌던 신반포1차 재건축주택조합을 맡아 취임 1년 반 만에 도시계획심의와 건축심의 통과로 이끌었다.
"수많은 송사와 난관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우리 조합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조합이라는 튼튼한 울타리에서 힘을 모으니 못 할 일이 없었습니다."
한형기 조합장은 재건축의 진행상황과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고, 설명회 등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해 나갔다. 그 결과 조합 총회 출석률이 무려 99%에 이르렀다. 국내 대부분의 재건축, 재개발 조합의 경우 총회 한 번 개최하는 데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총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홍보 도우미 등을 동원해 봐도 과반수 출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비교하면 출석률 99%는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는 게 한 조합장의 말이다.
"수시로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여 조합운영과 재건축 추진상황을 조합원들께 자세히 설명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 조합운영에 반영했습니다. 문자와 우편, 그리고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재건축 전반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실시간으로 조합원들께 전달한 부분 등이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조합원들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한 조합장은 지난해 3월 서울시가 신반포1차 재건축 심의 무기한 보류결정을 내리자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 15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주도하며 조합원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줬고, 서초 재건축연합회와 강남 재건축조합들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 또 서울시의회 의장과 서울시 부시장과의 면담을 성사시켜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일반적으로 국내 재건축 사업의 주민 이주는 도시계획심의,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총회 및 인가를 마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신반포 1차 재건축 사업은 건축심의를 신청하기도 전인 2012년 7월에 이주 일정을 확정하고 동년 12월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해 올 2월28일까지 이주를 완료했다. 과감하게 이주 절차를 먼저 진행해 2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고, 준공 및 입주일을 1년 이상 단축시킨 것이다. 한형기 조합장은 과감한 협력회사 교체로 경쟁입찰을 통해 용역비를 절반으로 낮추면서 사업비 40억원을 절감하고 업무효율을 극대화시켰다.
한 조합장은 "신반포 1차를 강남의 대표아파트, 강남의 랜드 마크,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명품 아파트로 만들어 조합원들이 그 동안 겪은 정신적 고통, 그리고 경제적 손실을 보상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명품 아파트에 걸맞는 친환경자재 및 설비, 에너지효율 극대화를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도입, 창의적인 외관과 특화된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 첨단 시스템 등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조합장 역할을 수행하며 사실상 물 건너간 사업으로 여겨지던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아 큰 보람을 느낀다. 그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어렵게 합의한 통합재건축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