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동산, 活路를 열자] [1] 부동산 시장 침체로 4년간(2008년 이후) 경제손실 78兆

뉴스 이위재 기자
입력 2013.09.23 03:00

한강을 사이에 두고 일산신도시와 마주 보고 있는 경기 김포한강신도시는 2003년 '한국판 베네치아'란 화려한 계획을 내걸고 개발을 시작했다. 1085만㎡ 땅에 조류생태공원·문화예술단지를 짓고 올해 말까지 아파트 5만5000여가구를 들인다는 장밋빛 구상이었다.

하지만 22일 찾은 김포한강신도시에는 허리 높이까지 자란 들풀을 사이에 두고 듬성듬성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농수산물유통센터가 작년 말까지 들어서기로 한 곳엔 쓰레기가 쌓여 있고, 아파트 착공이 늦어진 부지는 상추밭으로 변했다.

신도시 계획이 이렇게 틀어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빚어진 극심한 부동산 시장 침체 탓이다. 2008년 9월 첫 분양 이후 줄줄이 청약 미달 사태를 빚으면서 아파트 착공도 늦춰졌다. 올해 말까지 짓기로 했던 5만5000가구 중 2만4000여가구(47%)를 지었을 뿐이다. 그나마 완공한 아파트 가운데 3000여가구는 미분양 상태다. 분양가 4억1000만원이던 전용면적 109㎡ 아파트는 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극심한 부동산 침체는 영종·청라·별내·동탄·운정 등 다른 수도권 신도시에도 '미분양 무덤'을 만들었다. 2008년 이후 집값 하락으로 인해 증발한 수도권 아파트 시가총액만 91조원(부동산114 조사)에 달한다. 정부가 올 들어 4·1 대책, 8·28 전·월세 대책 등 각종 처방을 내놨지만 아직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2008년 이후 주택·토목공사가 줄면서 4년 동안 민간·공공 부문의 건설 투자액이 37조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로 인해 자재·원료·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 일감까지 사라져 추가로 41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4년간 총 78조2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빚은 손실이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화제의 뉴스

18번 줍줍에도 "안 사요"…서울 신축 단지 굴욕, 할인 분양에도 텅텅
미국 MZ도 주거 사다리 붕괴…40세 돼야 집 산다
"5평 원룸 월세 100만원이 기본?"…'헉' 소리 난다는 서울 방값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