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디자인 등 상품 공동개발 176억원 규모 상생펀드 조성도 2조9000억원 공사 물량 나눠줘
대림산업은 올해 4~6월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협력업체 임직원 170여명을 초청해 '상생 경영 아카데미'를 실시했다. 협력업체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기획된 행사다. 대림산업의 석·박사 연구원, 기술자, 외부 전문강사 등이 나서 건설 업계의 기술 개발 최신 동향과 원가 절감 방안을 전달하고 논의했다.
대림산업이 가진 동반성장에 대한 관점은 쉽게 말해 '협력업체에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설립된 지 74년 된 국내 최고(最古)의 건설사로, "협력업체의 성장이 곧 대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일회성에 그칠 수 있는 단편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협력업체의 체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림산업 김윤 부회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상생협력이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유동성 확보. 특히 최근 같은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생존의 문제와도 직접 관련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림산업은 다양한 재무지원책을 실시한다.
하도급 대금 전액을 현금과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고, 단기 운용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 무보증·무이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직접적인 재무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현금 결제 비율이 80%에 달한다. 또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176억원 규모 상생펀드도 마련했다. 계약이행 보증도 면제해주거나 감면해 협력업체가 보증 수수료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뒀다. 2011년부터 503개 협력업체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하도급 저가심의제도를 운용해 예산 대비 82% 미만의 저가수주는 심의를 거쳐 '최저가' 대신 '최적가' 낙찰을 유도하고 있다. 무조건 싸게 공사를 하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가 일정 부분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점을 높이 사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대림산업을 '2013년 건설업 상호협력평가'에서 동반성장 최우수 건설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협력업체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대림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직접 비용을 부담해 외부 신용평가기관에서 협력업체가 재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지난해 협력업체 직원 115명을 대상으로 직무 및 IT 관련 교육을 시행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협력업체와 설계·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상품 개발을 진행하는 제도를 운용해 실제 2조9000억원 공사 물량을 협력업체에 발주하기도 했다. 진공 복층유리, 바닥충격음 차단시스템 기술 등 11건의 공동 기술 개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동반성장과 함께 대림산업은 지역 사회 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5대 나눔 활동'. 전국 곳곳의 사업 현장에서 건설업의 특징을 살리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내용이다. 행복나눔, 사랑나눔, 맑은 나눔, 소망나눔, 문화나눔 등의 다섯 가지 분야다.
행복나눔 활동은 대림산업의 전공을 살린 사랑의 집 고치기가 대표적이다. 2005년부터 임직원들이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짓거나 고쳐준다. 전국 각지의 보육원과 요양원 등과 연계해 소외계층을 돕는 사랑나눔 활동도 펼치고 있다.
맑음나눔 활동으로는 본사 및 전국의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맑은나눔 봉사대'를 조직해 전국 10개 지역에서 '1산, 1천, 1거리 가꾸기'를 진행하고 있다. 또 1994년부터 한국메세나 협의회에 가입해 17년째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나눔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소망나눔 활동으로는 자활이 필요한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각종 물품과 성금을 준다. 창립 50주년인 1989년 비영리 공익재단인 수암장학문화재단을 만들어 대학생들의 학업과 학술단체의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문화 나눔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