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손해를 보게 된 입주자들이 건설사나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일이 늘고 있다고 2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권 대신 돈으로 받겠다는 청산금 청구소송이 그 대표적인 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8년 2건에 불과했던 청산금 소송은 지난해 32건으로 크게 늘었다. 청산금 소송이 늘어난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재건축 분양권이 예전만큼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 소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입주 예정자 2000여 명은 “분양 시 홍보했던 지하철 7호선 연장, 로봇랜드 등 개발 사업이 약속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시공사 9곳을 상대로 낸 계약해지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입주자 일부는 중도금 대출이자 납부도 거부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 이승수(건설·부동산팀) 변호사는 이 신문에 “시행사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분양가보다 입주 시 아파트 값이 떨어지자 ‘발빼기식’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갖고만 있어도 부동산값이 올랐던 과거엔 생각할 수 없었던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변호사들도 무료 상담 등을 내세워 집단 소송을 유도하고 있다. 주로 △분양 미달로 최초 분양가보다 최종 분양가를 할인한 데 대해 최초 분양 계약자들이 낸 분양계약 해지 소송 △시공상 하자·입주 지연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출금을 못 갚는 데 대해 금융기관이 낸 대출금 반환 소송 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대·삼성·대우·포스코·GS 등 대형 건설사들은 각각 분양·부실공사 하자 관련 소송만 수십~수백 건씩 진행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소송가액 규모는 1000억~47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 신문에 “시공 하자나 시행·시공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소송도 있지만 분양대금 일부라도 돌려받으려는 목적의 부당이득 반환소송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