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현대·삼성, 위례에서 한판… 모델하우스 동시 오픈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3.06.17 03:03

[건설업계 빅2, 21일 개관식… 자존심 걸고 분양大戰]

현대건설은 정수현 사장이 고객에 직접 프레젠테이션
삼성물산은 모델하우스 內에 테라스 딸린 주택 만들어 고급주택 수요까지 노려
분양가격도 예상보다 낮을 듯… 문의전화 매일 500통 안팎

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업계 1·2위 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오는 21일 모델하우스 문을 동시에 열고 위례신도시에서 분양 대전(大戰)을 벌인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들어서는 면적 677만㎡ 규모로,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서울 강남권과 접한 신도시다. 올해 상반기 분양 시장에서 청약자 2만명 이상이 몰린 '판교 알파리움'과 함께 수요자들의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건설사의 분양 성적이 하반기 주택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4·1부동산대책 효과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청약 성공을 거둘 경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이미 이번 분양을 자존심을 건 정면승부라고 보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분양 조건은 비슷하다. 둘 다 공급하는 주택형이 모두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고, 사업지도 행정구역상 성남시다.

또 모두 이번 분양이 땅을 건설사가 직접 매입해 직접 시행·시공을 도맡는 자체 사업이다. 분양가 조율부터 아파트 내부 설계, 마감재 선택까지 건설사가 직접 관여하며 역량을 총동원하는 게 가능하다.

현대건설의 '위례 힐스테이트'는 정수현 사장이 직접 사업을 챙긴다. 정 사장은 21일 서울 도곡동에 있는 모델하우스 개관식을 찾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할 계획이다. 모델하우스를 2~3번 찾아와 마감재와 가구 배치 등 세세한 것까지 챙길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

또 아파트 입지를 감안해 주요 타깃층을 철저하게 실수요자에 맞추고 있다. 새로 생길 예정인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이 약 500m 거리에 있는 역세권이고, 초·중·고등학교가 접해있어 걸어서 5분 안팎이면 등·하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택 평면도 가족 수나 생활 방식에 따라 45가지로 세분화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위례신도시'에서 타운하우스에서나 볼 수 있던 '테라스 하우스'를 주력 상품으로 앞세웠다. 일반 청약자뿐만 아니라 고급 주택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까지 함께 잡겠다는 전략이다. 수변공원이 들어서는 창곡천 조망권을 갖춘 테라스 하우스와 펜트하우스만 들어서는 건물을 따로 짓는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모델하우스 내부에는 아예 테라스가 딸린 전용 124㎡ 주택을 실제와 똑같이 만들기도 했다.

위례신도시 특징 중 하나인 '휴먼링'과 맞닿아 있는 것도 장점이다. 위례신도시 중심에 녹지로 만드는 4.4㎞의 친환경 보행자 전용 도로다. 휴먼링 한가운데 들어설 예정인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는 거리형 상업지구인 트랜싯몰도 단지와 가깝다.

현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분양 성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각 모델하우스에는 분양 일정과 분양 가격 등을 묻는 전화가 매일 500통 안팎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분양가도 당초 시장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둘 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인데, 성남시가 지난 14일 분양가 상한선을 3.3㎡당 평균 1720만원대로 잡았다. 당초 예상됐던 1750만원 선보다 더 떨어졌다. 앞서 행정구역상 하남시에서 분양한 현대엠코의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80만원. 지난해 송파구에서 공급된 대우건설의 '위례 푸르지오' 분양가는 3.3㎡당 1810만원이었다.

다만 위례신도시 주변으로 주택 공급이 많은 것은 부담이다. 위례신도시에서만 올해 9개 단지 6800가구 이상이 쏟아진다. 인근 하남·미사보금자리지구에서도 최근 1000가구 이상 중소형 아파트 분양이 있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서울 강동구 일대에도 둔촌·고덕지구 등 대형 재건축 단지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위례신도시 물량과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며 "위례신도시는 단지별로 서울·성남·하남시로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게 특징이라, 분양가와 입지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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