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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허용에 리모델링 관심 집중… 일반 분양 성공시켜 공사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3.06.13 03:06

정부가 내년부터 지은 지 15년 이상 지난 공동주택에서 최대 3개 층을 위로 올리는 수직 증축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리모델링으로 종전 가구 수의 최대 15%까지 늘리는 것도 허용돼 사업성도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벌써 낡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새 아파트로 바꾸면 집값이 오른다거나, 지금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에 투자해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 시장에서는 상황, 조건에 따라 수직 증축 리모델링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섣부르게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수직 증축 어떻게 하나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하기 전 서울 마포구 현석동 호수아파트 모습. /쌍용건설 제공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수직 증축 리모델링 방안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가구 수 확대다. 종전에는 1000가구 단지를 리모델링했을 때 1100가구로 10%만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150가구를 늘릴 수 있도록 범위를 15%까지 확대했다. 이 경우 늘어난 아파트를 일반 분양한 수익으로 조합원들의 공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즉, 사업성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올릴 수 있는 높이는 최대 3개 층이다. 다만 층수가 낮은 아파트는 층을 너무 많이 올리면 하중이 커지기 때문에 14층 이하 아파트는 2개 층으로 제한하고, 15층 이상만 3개 층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건물을 지을 때 구조 도면이 꼭 있어야 한다. 기초 공사 등 건물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 기존 리모델링 때 안전진단을 한 번 받던 것이 두 번으로 늘었고, 별도로 건축 심의와 사업 계획을 승인할 때 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 기관에서 구조 안전 검토를 2회 또 받아야 한다.

◇어떤 단지가 효과 볼까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 가운데 36개 단지, 2만6067가구가 수직 증축 허용에 따른 수혜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수직 증축 리모델링 단지의 사업성은 결국 일반 분양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가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입주민이나 조합원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분양 수익금으로 그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야 공사도 활발해진다는 논리다.

우선 기존 건물이 15층이 넘는 게 좋다. 3개 층까지 모두 올려야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 분양했을 때 분양가를 비싸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 미분양 없이 새 아파트를 수월하게 팔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호수아파트를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하고 난 뒤 들어선‘밤섬 쌍용 예가 클래식’. 지상 1~2층을 필로티로 바꿔 2개 층을 높였다. /이의현 기자

리모델링 공사비 자체는 입지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투입되는 사업비는 서울이나 수도권, 지방 등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반 분양으로 거둘 수 있는 분양 수익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990가구 규모 A아파트가 15% 가구 수를 늘려 리모델링을 했을 때, 현 시세를 반영해 단순 계산을 하면 분양 수익이 542억원 수준이다. 반면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의 994가구 규모 B아파트의 경우 같은 방식으로 분양 수익을 예상하면 436억원 수준이다. 가구당 수익금이 A아파트는 5500만원선, B아파트는 4400만원선으로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또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같이 입주민들의 동의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도 관건이다. 사업 추진이 길어질수록 조합 운영비나 이주비 등이 늘어나 수익성이 떨어진다.

◇시장 활성화는 아직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성남시 일대의 경우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졌다고 해서 바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지역에 따라 호가만 소폭 오르는 상황이다.

분당구 정자동 A공인중개 김모(42) 실장은 "500만~1000만원가량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시큰둥하다"며 "리모델링을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시장이 활성화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 당장 거래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소재를 갖게 된 만큼 지역에 따라 집값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 침체가 깊어서 일반 분양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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