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조사 이래 최대 규모
4월 수도권 경매 시장에서 주택에만 4900억원 가까운 돈이 몰렸다. 취득세 감면이 6월 말까지 적용되는 데다, 4·1 부동산 대책 여파로 기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조건에 따라 양도세 면제까지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은 4월 수도권에서 낙찰된 아파트,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의 낙찰 총액이 약 4888억원으로, 2000년 조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9일 밝혔다.
작년 4월(약 3206억원)보다 53%, 4·1 대책 발표 전인 3월(4046억원)보다는 21% 늘어난 것이다. 특히 아파트에만 약 3646억원이 몰렸다.
전국적으로도 4월 주택 낙찰 총액은 약 6256억원으로 작년 4월과 지난 3월보다 각각 42%, 20%씩 늘었다.
통상 경매 시장은 향후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거론된다. 시장 침체기에 주택을 싸게 사들이는 게 가능해,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4·1 대책 전후로 경매에 참여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4월 수도권에서 주택 경매에 나선 평균 응찰자 수는 1건당 5.9명으로 2011년 2월 6.3명 이후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가격도 상승세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동문굿모닝힐 아파트(84.9㎡)는 4월 2억2415만원에 낙찰됐는데, 1월에는 같은 크기 아파트가 1억911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4·1 대책 이후 곳곳에서 아파트 호가(呼價·부르는 값) 등이 오르고 있지만, 경매는 6개월 전에 감정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금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물건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