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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 늘었지만… 4·1대책 효과, 5월이 관건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3.05.09 03:04

[생애 최초 주택자금대출 4월에 1200억 수준… 전문가들 "적극적 후속 조치 필요"]

-시장의 기대 심리는 높아져
4월 셋째주까지 주택 거래량 수도권 작년보다 15.9% 늘어

-전문가들 "정부, 낙관말아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없애고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해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4월 셋째 주까지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9% 늘었다"고 말했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토부도 최근 낸 보도자료에서 전국 집값 변동률이 4월 평균 0.12% 올라 하락세가 멈췄다며 대책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호가(呼價·부르는 값)가 오르는 등 기대감이 커지며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책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려면 5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거래 정상화가 이뤄지려면 정부가 이달 중 불필요한 규제 폐지에 박차를 가하고, 더 세밀하게 4·1 대책 후속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4월 주택 거래량이 작년보다 늘었다는 것만으로 시장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 상반기는 2011년 말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면서 2006년 조사 이래 기록적인 '거래 절벽'이 나타났던 시기라는 것이다. 실제 국토부가 잠정 집계한 4월 주택 거래량은 대책 발표 전인 3월에 비해 4.4%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4·1 대책보다 지난 3월 말 국회가 1월부터 6월 말까지 취득세 감면 연장안을 확정지은 것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작년 9·10 대책에서 연말까지 취득세 감면 및 미분양 양도세 면제 등 혜택을 줬을 때도 주택 거래가 뚜렷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에서도 아직 뚜렷하게 거래 회복세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반응이 많다. 정부는 4·1 대책에서 1가구 1주택자 소유의 전용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기존 주택을 사면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때 집을 파는 사람은 자신이 1가구 1주택자라는 점을 증명하는 확인서를 주택 구매자에게 줘야 한다. 하지만 확인서 발급 실적이 아직 많지 않다.

소형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대거 포진해 있어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의 경우 4월 마지막 주 확인서 발급 실적이 25건 정도에 불과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서울 다른 자치구에 문의해보니 그나마 강남구가 가장 많은 편"이라며 "매주 확인서를 발급해달라는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 5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J공인중개 이모(52) 대표는 "5월 들어 단지 전체에서 거래가 4~5건 정도 이뤄졌다"며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어나며 분위기는 나아졌지만 호가가 올라 집을 살 기회를 놓쳤다는 반응을 보이지, 호가 수준에서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거래량이 늘어난다며 상황을 낙관하는 대신,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것처럼 좀 더 적극적인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통해 수요 창출을 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대출 부담을 좀 더 줄여주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해 4·1 대책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분양가 상한제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대표적이다. 시장 과열기 도입된 규제인 만큼, 폐지될 경우 주택 시장에 상징적·심리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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