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시가 100억원 상당의 서울 한남동 자택을 ‘이웃사촌’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팔기로 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대지면적 1104.1㎡, 건물 연면적 340.72㎡의 한남동 자택을 이 회장에게 매각하기로 하고 매매예약을 체결한 뒤, 지난달 23일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했다.
매매예약이란 당장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곤란할 때 장래 매매계약 체결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제도다. 아직은 매매예약 상태이기 때문에 윤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 그대로 살고 있다. 하지만 본 계약이 체결되면 거처를 옮겨야 한다.
윤 회장 자택은 지난 1월 기준 국토해양부 공시지가로 44억8000만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물 내부 인테리어 가치까지 포함하면 시가가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이 자택을 파는 까닭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웅진 그룹 회생을 위한 사재 출연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때 재계 32위까지 올랐던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유동성 위기 여파로 웅진씽크빅을 제외한 계열사를 매각했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윤 회장 일가는 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웅진홀딩스 회생을 위해 400억원대 사재를 출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어려운 회사 사정으로 인해 이 회장에게 매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규모의 단독주택은 내놓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 회장이 윤 회장을 돕는 차원에서 사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과 이 회장의 자택은 서로 나란히 맞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 자택 주변에는 이 회장 자택 외에도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살고 있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소유한 토지가 있다. 평소 이 회장 등 신세계 오너 일가는 한남동 일대에 ‘신세계 타운’을 조성하다시피 할 정도로 한남동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윤 회장과 신세계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매매예약이 체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남동은 대기업 오너 일가가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를 비롯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일가, 구본무 LG그룹 회장 일가도 한남동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