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람들이라 그런가…. 소비자들 수준이 너무 높아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최근 분양 중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건설사 분양 담당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 일대에는 올 3월에만 8개 건설사가 모델하우스를 열고, 아파트 7000가구 이상을 한꺼번에 공급했다. 주택시장이 침체여서 대부분 건설사들은 타깃층을 이 일대에 사는 실수요자로 잡았다. 그런데 실수요자 중에 ‘까다로운’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많아 분양 담당자들이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동탄과 가까운 경기 화성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다.
A 대형건설사 분양소장은 “이 일대에 사는 사람들은 삼성 직원이거나 그 협력업체 직원이 많다”며 “분양 현장에서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수준이 장난이 아니다”고 말했다.
B분양대행사 대표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다른 현장에선 모델하우스를 찾는 손님들이 발코니 확장을 하면 얼마가 드는지, 무료로 설치해주는 실내 인테리어는 뭔지, 평면은 어떤 종류인지 정도를 물어요. 쉽게 답변할 수 있는 것들이죠. 그런데 여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요. 아파트 창문이 열효율이 좋은 로이(low-E) 유리인지, 층간소음 분야에서 주택 성능 등급이 얼마나 나왔는지를 묻거든요.”
현지 분양 담당자들은 “소비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다른 현장에서는 분양 도우미들 교육에 1주일 정도를 투자하는 건설사들이 동탄에서는 2~3주 정도 투자를 한다고 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그래야 이 일대 소비자들의 질문공세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아파트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포스코건설 성재호 분양소장은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다보니 동탄2신도시에서는 각 건설사가 아파트 품질과 관련해 건설사의 기술력을 집중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