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양 시장
지난해 29단지 중 25개 청약 마감 올해 상반기 공급 물량 1만307가구
행정기관·미니 산업단지 계획에 전국 각지서 수요 몰려 집값 상승세
지난해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세종특별자치시에 올해도 수요자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첫 분양이 시작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5개 단지, 약 3만 가구가 공급된 세종시에 올해는 상반기에만 16개 단지, 1만307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초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세종시에서 가장 먼저 분양을 시작한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 5차'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18일부터 3일간 1만5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세종시 분양 현장을 찾던 사람들은 대부분 공무원이나 대전에 사는 실수요자였다"면서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경기 침체는 올해도 쉽게 회복하기 힘들어도 세종시는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청약 열풍 이어갈까?
2010년 첫 분양에 들어갔던 세종시는 지난해까지 청약 마감률이 82%에 달한다. 지난해 29개 단지 중 25개가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성공하는 등 분양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올해 세종시는 상반기에 16개 단지, 총 1만30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부분 중견 건설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다.
우선 호반건설은 '호반베르디움 5차'(688가구)를 이달 23일 특별 공급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중흥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세종시에서 6개 단지 3731가구를 대거 내놓는다. 최근 수도권 분양에 어려움을 겪어온 신동아건설도 4월에 542가구 규모의 '신동아파밀리에'를 공급하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EG건설은 3월에 316가구, 159가구의 '이지더원' 아파트 2개 단지를 분양한다. LH는 상반기 안에 982가구와 1623가구를 공급한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지난해 분양 시장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둔 데다 정부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세종시에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10개 읍·면에 1곳씩 '미니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해 수요가 더욱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매매·전세 시장도 오름세 지속
세종시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기존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와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5.1% 올랐다. 대전이 같은 기간 평균 2%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세종시 한솔동의 '퍼스트프라임' 140㎡형은 지난해 1월 2억9990만원에서 현재 3억4000만원으로 4000만원쯤 가격이 올랐다.
전매 제한이 풀린 세종시의 아파트 분양권 가격도 2000만~8000만원쯤 올랐다. 올해 6월 입주 예정인 '첫마을 래미안' 150㎡형은 분양 당시 3억699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4억5000만원이다.
입주 아파트가 부족해 전세금도 오름세다. 최근 1년간 세종시 평균 전세금은 26.5% 올랐다. 대전의 평균 전세금 상승률(2.1%)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세종시 한솔동의 퍼스트프라임1단지(84㎡형) 전세금은 지난해 1월 1억원에서 현재 1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다른 단지도 최근 1년간 4000만~7000만원 정도 뛰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올 상반기 지방 분양 시장 중에서는 세종시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청약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투자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여 자칫 인기 있는 단지에만 수요자가 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