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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감성마을' 세금낭비·철거 주장에

뉴스 김지섭 기자
입력 2013.01.02 17:05 수정 2013.01.02 17:22
소설가 이외수씨의 거주지인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전경. /출처=윤정훈 목사 트위터

일부 네티즌들이 160만명 가까운 팔로워가 있는 ‘트위터 대통령’, 소설가 이외수(67)씨의 집필 공간이자 거주지인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씨의 개인 생활공간에 불과한 ‘감성마을’을 화천군이 수십억원의 세금을 들여 지원하는 것은 ‘혈세(血稅) 낭비’라고 말한다.

‘감성마을 철거운동’을 인터넷상에서 주도하는 이는 윤정훈 목사. 그는 작년 대선 기간,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고발됐던 인물이다. 그는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선거사무실을 차려놓고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 달기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목사는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총괄팀장 겸 국민편익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을 맡았었다.

윤 목사는 작년 말부터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에 ‘이외수 감성마을 퇴거’라고 쓰고 있다.

화천군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80억원 넘는 예산을 감성마을 유지·보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성마을에는 일주일 평균 3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윤 목사는 그동안 트위터에 “특정 정치세력 지원하며 전교조 출신 서울시 교육감 공개지지하는 이외수에 대한 수십억의 혈세 지원반대를 화천군수에게 해주세요”, “감성마을 이외수 작가의 집 부엌이 4개, 냉장고는 10대 헐~ 감성마을 이외수 집 대박”, “이외수 사치품 목록이라네요. 취향은 자유지만 명품 아니면 안 쓰시는 분인 듯요!” 등의 글과 감성마을 전경과 내부 사진들을 올리며 이씨를 비난했다.

윤정훈 목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소설가 이외수씨 집 내부 사진.

윤 목사 주장에 따르면 이씨는 1300만원 정도 하는 미국 ‘클립쉬(Klipsch)사(社)'의 스피커를 쓰고, 275만원인 이탈리아 ‘오디오아날로그(Audio Analogue)’사의 CD플레이어를 쓰는 등 고가 가전제품을 쓴다고 한다. 윤 목사는 이에 대한 증거로 이씨 집 내부 사진을 올렸다.

윤 목사는 또 이씨가 작년 9월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인 요트를 샀다가 겪은 ‘에피소드’를 말한 것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씨는 당시 방송에 나와 개인 요트를 산 사실을 밝히며 “내가 (요트) 선장 자리에 앉아 소설 배경인 춘천댐까지 가는 데 갑자기 고압선이 있어 못 가게 됐다. 그래서 되돌아왔다. 그러니까 화천 군수님께서 당장 한전에 전화를 걸었다. ‘소설가 이외수님이 요트를 장만했는데 고압선이 닿는다. 송전탑을 올려 달라’고 했다. 한전에서 '수억원이 든다'고 했다. 죄송해서 돛을 뗐다”고 말했다.

이러한 윤 목사의 주장에 동조하는 네티즌이 최근 급증하면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상에는 이씨에 대한 비방 글과 감성마을 퇴거를 주장하는 내용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씨를 비난하는 트위터러들은 “국고 100억짜리 감성마을에서 이외수가 낮엔 트위터 밤엔 대마초 할지 누가 알겠는가? 냉장고 10개에 대체 뭐가 들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이외수의 가장 큰 재능은 양심이 전혀 없다는 것. 그리고 부인이 철저히 거기에 동조한다는 것”, “도대체 독립투사도 아니고 전쟁영웅도 아닌 일개 트윗쟁이한테 100억 넘게 혈세를 쏟아붓는 게 말이 되는가” 등의 비판적인 글을 올리고 있다.

화천군 인터넷 홈페이지의 ‘화천군수에게 바란다’라는 게시판에는 1월1,2일 이틀 새 30개 가까운 비슷한 류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 변희재(39) 미디어워치 대표도 "모든 작가의 집필실은 넓어야 5평짜리 방에 컴퓨터 한 대와 서재만 있으면 된다"며 이씨를 비난했다. 변 대표는 2일 트위터에 "강화도 모친의 집에 있는 2평짜리 방에서 '이병철 2020' 책 작업하러 들어왔다가, 이외수 집필실을 국민 세금 2000만원 들여 수리해줬다는 말 듣고 열 받아 서울로 간다"면서 "역시 잘 먹고 잘살려면 줄을 잘 서야 된다"고 썼다.

◇이외수 “열심히 번 돈으로 산 것들…무슨 생트집인가"
이씨는 최근 자신이 사는 감성마을이 국민 혈세로 사치스럽게 지어졌다는 일부 네티즌의 비난에 "화천군은 강원도의 1읍 4면에 약 2만5000명 인구가 사는 산간벽지의 군(郡)"이라며 "'이외수 감성마을' 이전에는 화천군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다목리도, 산천어축제도 몰랐다. 문화는 관광자원"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해명했다.

그는 "저를 비방하는 분들은, 집에 냉장고가 몇 개니, 노래방이 있느니, 요트가 있느니, 말들이 많다"면서 "제가 열심히 벌어서 제 돈으로 산 겁니다. 전기료도 제 돈으로 냅니다. 집수리도 제 돈으로 했습니다. 경제민주화 시대에 무슨 생트집입니까"라고도 썼다.

이씨는 “무한알티 바랍니다. 새해 첫날부터 보수 악플러들의 극악한 비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대선 때 박근혜 후보와 제가 인터뷰하는 사진을 홍보물로 찍어 대량으로 살포, 우호성을 표출하더니, 지금은 극악한 모함과 비방을 그대로 묵과하고 있습니다. 선처를 앙망합니다”라는 글을 써 팔로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화천군 “감성마을의 광고 효과, 운영 예산보다 훨씬 크다"
화천군 관계자는 ‘감성마을 세금 낭비’ 논란에 대해 2일 “감성마을의 역할이 크다. 감성마을을 통한 광고 효과는 감성마을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보다 훨씬 크다”면서 “화천군 특산품들도 감성마을을 통해 팔리기도 하고,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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