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3년 부동산시장]
전세금 상승 주춤 예상 - 전국 아파트 입주 5.5% 늘어
지방엔 10만가구… 40% 증가, 전세 물량도 함께 늘어날 듯
신규 분양은 감소 추세 - 경기 불투명, 건설사 분양 축소… 2~3년 후 집값 재상승 가능성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 잣대 가운데 하나가 공급 물량이다. 수요가 비슷할 경우 공급이 늘면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공급이 줄면 집값은 강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 공급 기상도는 어떨까. 공급 지표 중 하나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입주가 많으면 전세 물량이 늘어나 전세금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지표인 신규 분양은 내년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건설업체들이 주택사업 규모를 속속 줄이고 있는 탓이다. 그만큼 인기 지역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에 18만5262가구로 추산돼 올해(17만5613가구)보다 5.5%쯤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올해보다 4000가구 가까이 늘어난 2만2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지가 좋은 서초·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위례신도시에서 공공아파트가 입주에 들어간다. 미분양·미입주 아파트가 쌓여 있는 인천·경기권에서는 내년 입주량이 2만4000가구쯤 줄어 집값 하락 부담을 일정 부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대 광역시 등 지방에선 9만8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올해보다 40%쯤 늘어난 것이다. 최근 2~3년간 신규 분양이 집중된 결과다.
신규 입주 아파트 증가로 지난 3년간 연평균 7~12%씩 뛰었던 전세금 상승세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새 아파트 분양 시장은 공급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올해는 26만 가구 정도가 분양됐지만 경기 침체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내년 주택사업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림산업 등 6대 대형 건설사의 경우 대부분 주택 시장 비중을 올해와 비슷하게 맞추거나 더 줄일 방침이다. 중소 주택업체들도 사업성이 좋은 지역에서만 선별적으로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도 있다"면서 "보금자리지구의 공공분양 물량도 당초보다 3만 가구 정도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 2~3년 후 입주 때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연구소장은 "입지가 좋은 수원 광교나 위례신도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면서 "지방도 대도시보다 세종시나 혁신도시 위주로 분양 열기가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택 시장이 내년 상반기 바닥을 다지면서 하반기에는 침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지방도 올 들어 많은 지역에서 상승세가 꺾인 만큼 내년에는 지방과 수도권 모두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 정부가 자리 잡고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계경제 상황이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지방 혁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인구가 늘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전·월세 시장부터 활기를 띨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