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수서역 개통 앞둔데다 호텔·백화점 등 복합단지 예정… 직장인 수요 크게 늘걸로 기대
최근 3년새 공급량 10배로 뛰어 수익률 떨어질 우려 적지 않아
서울 강남구 자곡동 보금자리지구 일대가 서울의 새 오피스텔 타운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금자리지구와 차로 5분가량 떨어져 있는 송파구 문정지구에 2013~2015년 오피스텔 7200여실이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강남지구는 정부가 2009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한 후 최근 첫 입주가 이뤄지는 등 강남권 새 주거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문정지구에는 서울시가 법원과 검찰청 등 법조단지와 신재생에너지, 로봇, 신소재 등 미래업무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일대에 오피스텔 조성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이 주변에 개발 호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차로 10분 안팎 거리인 수서역에 2014년쯤 평택까지 이어지는 고속철도(KTX)가 개통된다. 수서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도 지난다. 여기에 역 주변 38만㎡에는 호텔·백화점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계획도 추진 중이다. 교통편이 좋아지는 데다 복합단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수요도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여기에 주택 시장 침체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오피스텔이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인기를 끈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개발 호재와 주택 시장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강남 보금자리지구에서만 5개 업체가 3074실을 잇달아 공급했다. 일시에 물량이 집중되다 보니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은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를 내세웠다. 중견 시행사인 ㈜신영은 오피스텔에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테라스를 선보였고, 1년간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정책도 내놨다. 유탑엔지니어링은 3.3㎡당 900만원대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웠다.
문정지구 일대에는 대단지 오피스텔이 트렌드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각각 1000실 이상의 대단지 오피스텔을 공급했고, 올해 말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할 예정인 오피스텔 '송파아이파크'도 1400여실 규모다.
강남권에서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인 만큼 소비자들의 주목도도 높은 편이다. 청약 전 모델하우스에 3~4일간 1만명 안팎이 몰리기 일쑤였고, 청약경쟁률도 대부분 10대1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강남 보금자리지구를 비롯해 강남권 오피스텔 공급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공급량은 2009년 1000여실에서 지난해 1만여실로 10배 뛰었다. 올해도 전체 공급량이 1만4000실을 넘길 예정이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의 오피스텔 공급량도 2009년 378실에서 올해 8049실로 크게 늘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준공 면적도 작년보다 73%가량 늘어나는 등 전국적으로도 공급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 강남권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비싼 분양가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부동산 분양정보업체인 '한국창업부동산연구원'이 서울 주요 역세권 26곳 주변의 오피스텔 2만여실의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잠실역, 서초역 일대 수익률은 각각 4.5~4.7% 선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6.6%대를 기록한 은평구 지하철 6호선 응암역 주변이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수익률은 입주 이후에 따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공급이 많다 보니 입주 때 수익률이나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