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뭐든 잘되던 세종시도 미분양 발생… 투자 주춤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2.10.18 07:00

일부 중대형 아파트뿐 아니라 전용 59~84㎡ 단지도 미달
최근 1년간 공급량 크게 늘어 가격·입지 따라 차별화 국면
땅값·전세금은 꾸준히 오름세

"중소형 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나온 건 큰 사건이죠. 다른 곳도 아니고 세종시에서…."

하반기 들어 세종시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건설사들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세종시는 지난 1년여간 청약 시장에서 '나 홀로 호황'을 누리며 지방 분양 열기를 주도했던 지역이다. 작년 10월에는 최고 청약 경쟁률이 140대1을 넘기는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1일 세종시에서 만난 중견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요즘은 세종시에도 미분양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시장 전망을 의심하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시도 미분양 발생

지난달 말 유승종합건설이 분양한 전용면적 59~84㎡ 중소형 아파트(전체 647가구)에서 미분양 100여가구가 생겼다. 또 9월 한신공영과 중흥건설이 공급한 중대형 아파트도 일부 미달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최근 1년간 이 지역에서 공급 과잉이 빚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세종시 아파트 공급량은 2만6000여가구에 달한다. 올해 4700여가구가 더 공급될 예정이다.

반면 2014년까지 세종시로 이전할 6개 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공무원 1만452명 중 70%가량은 이미 현지에 아파트 등을 분양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가 마르기 시작한 셈이다.

또 2014년 전후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내년에는 입주 예정 물량이 3400여가구인데, 2014년에는 1만2500여가구가 입주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경우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한 공무원이나 세종시 아파트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조정받을 수도 있다.

세종시 K공인중개사무소 박모(42) 실장은 "분양 초기보다 아파트 입지가 나빠졌고 대형 건설사 분양도 줄었다"며 "정부가 분양권 불법 전매 단속을 강력하게 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고 말했다.

◇전세금·땅값은 계속 올라

전문가들은 건설사 브랜드와 분양가, 입지 등에 따라 단지별 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19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파크' 463가구를 분양에 나서는 ㈜한양은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소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양 관계자는 "주부를 겨냥한 특화 설계를 내놨고,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지역에는 여전히 세종시 후광 효과가 미치는 곳이 꽤 있다. 세종시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대전 유성구 반석동 노은지구 일대에는 전세물건을 찾는 공무원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금도 전용면적 84㎡대 중소형 아파트가 2억1000만~2억2000만원 선으로 최근 3~4개월 새 3000만원가량 뛰었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등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은 여전히 인기다. 하반기 전매제한이 풀리는 것을 앞두고 평균 2000만~5000만원 안팎의 웃돈도 붙어있다. 분양권을 찾는 문의전화도 꾸준하다. 땅값도 지난 8월까지 6개월 연속 전국 상승률 1위다. 임대 수요를 노려 다세대·다가구, 원룸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인기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정부기관 이전을 포함한 개발이 정상 추진되는 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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