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취득·양도세 동시혜택 가능한 미분양 4만가구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2.09.12 03:17

실수요자들 발걸음 빨라져… 잔금 날짜 조정 나선 단지도
연내 입주 9억 이하 아파트, 서울 상도동 등 수도권이 83%
상당수가 중대형인 것은 단점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상당히 걸려왔어요. 평소 10통 안팎이었는데 오늘은 60통 이상으로 늘었어요."

경기도 평택에서 '효성백년가약' 아파트를 분양 중인 ㈜효성 관계자는 11일 "정부가 발표한 취득세·양도소득세 동시 감면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가 제법 많다"고 말했다.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지만 미분양 주택을 사서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도 20~30%에 달했다. 오는 25일과 28일 각각 입주를 앞둔 경기 부천 소사역 푸르지오와 부산 다대 푸르지오 아파트의 일부 계약자들은 이날 시공사인 대우건설 측에 "잔금 납부 날짜를 취득세 감면 시행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가 10일 주택 취득세를 현재 2~4%에서 1~2%로 낮추고 미분양주택 양도세도 5년간 감면해 주겠다고 발표하자 주택 구입을 미뤄왔던 일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입주하는 아파트 계약자들은 세금 감면 대상이 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가 종전 11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취득세율이 기존 2%에서 1%로 낮아지는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682만6163가구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55만7666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과 연내 입주 예정인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연내 입주예정인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총 4만1351가구다. 서울 1만1508가구, 경기 1만4870가구, 인천 8291가구 등 전체 물량의 83%가 수도권에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4만2539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지역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향후 인프라 개발이 기대되는 수도권 택지지구 등이 주목된다. 서울에서는 동작구 상도엠코타운(1559가구),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3293가구) 등 대규모 재개발 단지가 연내 입주한다.

전문가들은 전세금을 2년 전보다 크게 올려줘야 하는 무주택 세입자라면 이번 취득세 한시 감면 혜택을 내집 마련의 기회로 삼아볼 만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장은 "교통과 입지, 그리고 침체기에도 집값 하락폭이 크지 않은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는 만큼 입지가 우수한 지역에 한해 올해 청약이 미달됐던 단지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 중 상당수가 중대형인 데다 혜택을 볼 수 있는 매입 시한도 연말까지로 길어야 3개월이어서 시한이 촉박한 게 단점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취득세 감면 효과는 크지만 실수요층이 두껍지 않아 이번 조치로 중소형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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