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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텔·소형 타운하우스… 하이브리드 주택 쏟아진다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2.09.07 03:17

[건설사 차별화 전략으로 불황 넘기]
아파트+오피스텔=아파텔
- 방 3개·거실을 발코니 쪽으로 배치… 반신욕조까지 설치한 경우도
타운하우스의 변신
- 도심외곽 대형 주거시설에서 중소형·3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하이브리드 주택의 허실
- 주거 취약성 등 어느 정도 개선, 근본적인 단점은 바뀌지 않아

AM플러스자산개발은 최근 성남시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정자역 AK 와이즈 플레이스'에 거실과 방 두 개를 갖춘 전용면적 45㎡짜리 상품(50실)을 선보였다.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반신(半身) 욕조까지 설치하면서 화제가 됐다. 언뜻 봤을 때 소형 아파트와 다름없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크게 늘면서 오피스텔 공급이 늘자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특별히 만든 것이다. 청약 경쟁률도 12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AM플러스자산개발 관계자는 "아파트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신혼부부가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피스텔은 좁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 최근 성남시에서 분양한 ‘정자역 AK 와이즈 플레이스’ 오피스텔(전용면적 45㎡) 거실 모습. 거실과 방 2개, 욕조 등을 설치해 아파트의 장점을 살린 ‘하이브리드 주택’이다. /AM플러스자산개발

최근 주택 시장에 다양한 종류의 주거 상품이 서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주택'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주택 시장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건설사들이 짜낸 차별화 전략이다.

◇소형 주택에도 주거 기능 높여라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하이브리드 주택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주택에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투자·매입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소형 수익형 부동산 상품은 평면이나 커뮤니티시설 등 주거 기능이 아파트에 비해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단점을 뛰어넘기 위해 개발된 대표적 상품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결합한 '아파텔'이다. 최근 1~2인 가구용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정부가 전용면적 85㎡ 이하의 오피스텔에 바닥 난방을 허용하고 욕실 설치까지 허가하면서 공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작은 방 2~3개와 거실 등이 딸린 소형 아파트 못지않은 오피스텔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건설이 지난 7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신도시에 공급한 오피스텔 '판교역 SK 허브'에는 아파트 못지않은 크기의 전용면적 84㎡짜리가 포함됐다. 또 최근 아파트에서 유행인 방 3개를 거실과 함께 발코니 쪽으로 배치하는 4베이(Bay) 설계를 한 오피스텔도 배치해 청약 경쟁률이 17 대 1을 넘었다. GS건설도 서울 서대문구에 분양한 도시형 생활주택 '연희자이엘라'에 아파트같이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북카페, 로비 등을 마련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김은진 책임연구원은 "투자자 관심이 아파트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주거 기능을 확충한 하이브리드 주택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타운하우스·주상복합과 아파트의 결합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타운하우스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도심 외곽에 들어선 대형 주거시설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컸고 경기 침체로 미분양도 많이 쌓였다.

중소형 아파트 같은 타운하우스… 대우건설이 성남시 분당구에서 공급한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도 타운하우스지만, 중소형 아파트처럼 전용면적 84㎡ 평면을 도입하고 테라스나 정원을 마련해 단독주택의 장점을 살렸다. /대우건설 제공

최근에는 타운하우스도 일반 아파트처럼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하는 사례가 늘었다. 효성은 최근 경남 창원에 중소형 아파트처럼 전용면적 85㎡ 이하로 설계한 타운하우스 '성주동 효성 트렌하임'을 선보였다. 또 아파트처럼 300가구 이상으로 이뤄진 대단지로 꾸몄다. 대우건설이 성남시 분당구에서 분양하는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도 전용면적 84㎡로만 이뤄졌다. 일부 가구에서는 46~57㎡(14~17평) 규모의 테라스나 정원 등을 제공해 단독주택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환기·채광이 아파트보다 나쁘다는 평가를 받았던 주상복합도 변신 중이다. 전용면적을 중소형 아파트 크기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외관을 화려한 타워형 대신 직사각형 형태를 기본으로 하는 판상형 설계로 전용률도 높였다. 대우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경우 아파트식 양면 개방형 설계를 채택했다.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환기 기능을 높인 것이다.

◇건설사 '눈속임' 마케팅에 주의해야

아파트도 다른 주거 상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9월 춘천에서 최고 39층짜리 고층 아파트를 분양하며 외관을 타워형으로 설계했다. 주상복합의 화려한 면모를 반영해 이 일대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하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는 타운하우스의 요소를 아파트에 적용한 사례다. 전용면적 84㎡형 17가구가 아래층 옥상을 정원처럼 이용할 수 있는 테라스 하우스로 만들어진다.

주택업계는 하이브리드 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주거 문화의 다양성이 높아진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른 주택 상품의 장점을 차용했더라도 약점이 보완됐을 뿐 주상복합의 환기·통풍이나 오피스텔의 주거 취약성 등 본질적인 단점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건설사가 아파트와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입지상의 불리한 점을 눈에 띄지 않게 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아파트와 흡사하게 꾸미더라도 상대적으로 감가상각이 아파트보다 크다"며 "하이브리드 주택이 획일적으로 아파트를 닮는 형태가 많아지면 오히려 개별 상품의 다양성을 해치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주택(hybrid house)
아파트·오피스텔·단독주택·주상복합·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주택의 장점을 결합(hybrid)한 새로운 주택 형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결합한 아파텔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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