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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보증금 20%↑… 전세금 대출 사상최대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2.08.30 03:19 수정 2012.08.30 15:20

재계약·이사 앞둔 서민들 '비명'
최근 상승세 주춤하지만 2년간 많이 올라 큰 부담
전세계약 기간 보통 2년… 세입자, 내년까지 애 먹을 듯
학군·결혼 등 이사 수요 줄고 신규 주택 늘어 안정 찾아가

"(전세 거래가) 확실히 작년만 못하죠. 수요가 많이 줄었어요. 가격폭등세도 많이 진정됐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요즘 가을 이사철 전세 특수(特需)를 찾아보기 힘들다. 매년 7~8월이면 신학기 시작을 앞두고 이른바 '학군 수요'가 늘면서 전세금이 들썩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군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줄었다"면서 "수능이 쉬워지면서 굳이 학군을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느냐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전세 거래량이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건)보다 40%쯤 급감했다. 전세금도 약세다. 95.18㎡의 경우 지난해 8월 3억~3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3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더위가 물러가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 전세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0년과 지난해의 경우 이사철에 어김없이 전세금이 뛰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극심한 전세파동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학군·결혼 등 이사 수요가 줄었고 신규 주택은 늘어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

문제는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전세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 지난 2년간 이미 전세금이 평균 20%쯤 올랐기 때문이다. 새로 전세를 얻거나 재계약을 앞둔 수요자들이 수천만원씩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전세자금 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다.

◇2년간 숨 가쁜 상승…올해는 주춤

전세금은 2010년부터 숨이 가쁠 정도로 치솟았다.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전세금은 2년 전보다 평균 18.7%, 서울은 15% 올랐다. 지역이나 개별 주택에 따라서는 배 가까이 뛴 곳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 외로 안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올 들어 전세금은 7월 말까지 전국 평균 2%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 봄 이사철이 끝난 4월 이후는 보합 내지 하락세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거래가 활발한 7월에도 평균 0.1% 상승해 지난해(0.8%)나 2010년(0.3%)보다 크게 안정된 모습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전세시장이 안정된 이유는 우선 신규 주택 공급이 대거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8만 가구를 넘었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도 급증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지난해 8만5000실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6만 실이 공급됐다. 연평균 1만 실에 그쳤던 오피스텔도 올해는 4만 실 넘게 분양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같은 서민주택 신축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사 수요 자체도 줄었다. 경기 침체로 결혼 건수가 예년보다 줄고 인구 이동도 감소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연구소장은 "집값이 정체된 상황에서 전세금만 계속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은 여전히 전세 부담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전세금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액은 22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1~5월 기준으로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사상 최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세계약 기간이 보통 2년이어서 내년까지는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올려주느라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전인 2010년 7월 2억원짜리 아파트 전세에 들어갔다면 올가을 계약을 갱신하려면 5000만원쯤 올려줘야 한다. 현재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연 6% 안팎이어서 5000만원을 빌린다면 연간 3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수급 상황으로 볼 때 올가을 이사철에도 전세금이 크게 출렁거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상반기보다 많고 작년과 올해 허가받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이 하반기부터 대거 입주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쌌던 서울 외곽지역과 중소형 아파트는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예정된 지역도 국지적인 상승 가능성은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량이 18만 가구로 올해(16만 가구)보다 증가한다"면서 "전세금 안정세가 내년 초까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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