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CC·우남·모아·호반건설, 24일 모델하우스 개장]
4103가구 동시분양 나서… 하반기 청약시장 가늠자
경기 남부 교통중심이지만 서울 멀고 물량 많은건 부담
수도권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첫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GS건설·KCC건설·우남건설·모아종합건설·호반건설 5개사가 오는 24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4103가구를 한꺼번에 공급하는 동시분양에 나선다. 청약접수는 8월 말~9월 초로 예정됐다.
동탄2신도시는 총 면적 2401만4896㎡(728만평)로,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최대 규모 신도시다. 기존에 들어선 동탄1신도시와 합치면 분당신도시의 1.5배에 달한다. 이달 말 첫 분양을 시작으로 11만5000여가구(인구 28만6000명)가 들어설 계획이다.
올 하반기 처음으로 수도권 청약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는 것이어서 수요자는 물론이고 부동산 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이곳의 청약 성적표는 향후 시장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탄2신도시는 경기 남부권의 교통 중심지로 조성된다. KTX(고속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철도와 고속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제2경부고속도로 등 도로망도 확충될 계획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주택지역이 아니라 도시의 자족(自足)기능을 갖추는 것에도 공을 들였다. 연구·벤처시설, 외국인투자기업단지 등을 갖춘 동탄테크노밸리가 들어서고 동탄일반산업단지도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국계 업체 3M·볼보 등 배후 산업단지 수요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에 걸맞게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도 불황을 뚫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짰다. 우선 3.3㎡당 분양가를 평균 1040만원 안팎으로 책정했다. 동탄1신도시 현 시세보다 평균 100만~200만원 가량 낮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또 5개사 모두 실수요자를 겨냥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만 공급한다. 24일 5개사가 동시에 모델하우스를 개장하고, 동시분양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GS건설 김보인 분양소장은 "위축된 주택 시장 상황을 감안해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했고 분양가까지 낮추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분양 성적에 따라 각 회사의 수도권 주택 시장 사업 전략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는 정부가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의 수혜 지역이기도 하다.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 분양권 거래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10만가구가 공급되는 것은 물량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만 건설사 8곳이 8000여 가구 분양에 나서고 토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2015년 이후에도 해마다 주택 공급이 계속된다. 또 서울 주변의 보금자리지구와 2기 신도시에서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물량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근 전용면적 85㎡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롯데건설은 첫 분양이라는 부담과 시장 불황을 이유로 분양시점을 9월 이후로 미루기도 했다. 도로망이나 기반시설 등 각종 개발 계획이 현실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서울과의 거리가 40~50㎞인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과 인접한 용인지역 시세가 동탄2신도시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라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수도권 전체에서 수요가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