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권에 새로 입주한 아파트 중 55%가 현재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2009년 8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경기·인천에서 입주한 아파트 23만3395가구를 조사한 결과, 55%가 현재 집값이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런 아파트는 실제로는 좀 더 많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분양가보다 집값이 소폭 오르는 데 그친 단지의 경우, 중도금과 대출이자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집주인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규모별로는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98%가 집값이 분양가 이하였다. 반면 중소형(85㎡ 이하) 아파트는 시세가 분양가 이하인 경우가 2% 수준에 그쳐, 수요자들의 소형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시세가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떨어진 새 아파트 비중은 지역별로 인천(64%·2만7451가구)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56%·9만3469가구)·서울(34%·7391가구) 순이었다.
분양 아파트는 중도금을 2~3년에 걸쳐 나눠 내기 때문에 초기 자금 부담이 작다. 또 입주 전까지 주변 지역이 개발돼 입주 시점에는 분양가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수도권 일부 신도시에서는 지역에 따라 수도권 청약시장 호황기에 과잉 공급된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면서 집값이 조정되는 곳도 나온다.
부동산114 김은선 연구원은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까지 완화되면서 새 아파트 분양권 매물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 집값이 추가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