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서민에 직격탄… 매각률도 30%밖에 안 돼
올 상반기 빚을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간 수도권 주택이 지난해보다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 주택으로 꼽히는 연립·다세대주택은 작년보다 50% 이상 급증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민층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된 '건설 동향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 경매 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경매로 나온 주택이 2만5677건으로 지난해 동기(3만1737건)보다 23.6%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4%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21.8%), 경기(12.2%)와 비교하면 증가율이 3~5배 이상 높았다. 용도별로는 연립·다세대주택(54.7%), 단독·다가구주택(48%) 등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주택에서 경매 물건이 대폭 늘었다. 아파트는 작년보다 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허 연구위원은 "연립·다세대주택의 경우 서민들이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집값 하락과 거래 침체로 한계 상황을 맞는 서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3년 전 뉴타운 투자 열기를 타고 은행 빚을 내 연립·다세대와 단독주택을 2~3채씩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사업 중단과 가격 하락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경매에 나오는 주택은 늘고 있지만 팔리는 물건은 줄고 낙찰가격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 올 상반기 경매에 나온 수도권 주택 중 낙찰된 물건은 10건 중 3건(매각률 30.2%)꼴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 위기 이전인 2008년 40%를 넘었던 아파트도 올해는 35%까지 떨어졌다.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인 매각가율도 평균 74.2%로 2009년(84.8%)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