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은 상반기와 달리 지방보다 수도권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4일 "7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총 13만7000여 가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수도권 물량이 9만1000여 가구로 전체의 66%에 달한다. 2009년 이후 하반기 기준 수도권 분양물량 중 가장 많다. 지방은 4만6000여 가구로 수도권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전체 공급물량 11만8000여 가구 중 지방이 70%, 수도권이 30%였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청약 수요자들의 이목이 수도권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수도권 분양물량이 많은 이유는 경기 화성 동탄2 등 2기 신도시와 뉴타운,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지연됐던 아파트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인천·김포 등 경기 서부권에서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재개를 준비 중이다. 분양대행사인 더감 이기성 사장은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가와 입지여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도권, 동탄2·위례·보금자리지구 주목
상반기보다 공급량이 늘어난 만큼 수도권에서는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아파트 단지도 많다. 대표적인 게 수도권 최대 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다. 롯데건설·GS건설·우남건설·호반건설·모아건설·KCC건설 등 6개 업체가 이달 중 총 5519가구를 합동 분양한다. 입주는 2015년 상반기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에도 이르면 이달 말 민영아파트가 처음 선보인다. 경기 판교신도시보다 입지가 좋아 올해 분양시장 최대 관심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대우건설이 전용면적 106~112㎡ 아파트 549가구를 내놓는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본청약을 받는 아파트(765가구)도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서울 강남이 가까워 위례신도시와 함께 새로운 주거벨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남·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도 이달에 2156가구의 본청약이 시작된다. 전용면적 59~84㎡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돼 있다. 서울 강동구와 붙어있어 강남 접근성이 좋다.
서울시내 재개발 아파트 중에는 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대림산업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에서 공급하는 텐즈힐이 눈에 띈다. 총 1702가구 중 60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이 가깝고, 분당선 연장선이 왕십리역까지 개통을 앞두고 있다.
◇숨 고르는 지방, 세종시·혁신도시 관심
지방 분양시장은 숨 고르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올 상반기까지 2~3년간 청약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집중 분양한 탓에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부터 조정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세종시나 혁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개발 호재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에서는 청약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청약 불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세종시는 하반기에도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세종시가 공식 출범한 데 이어 하반기 총리실을 시작으로 6개 정부 부처가 입주한다. 현대건설이 이달에 전용면적 84㎡ 아파트 876가구를 분양한다. 호반건설과 이지건설도 10~11월 480~57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방 혁신도시도 관심을 모은다. LH가 충북혁신도시에서 전용면적 74~84㎡ 1074가구를 이달에 분양한다.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공공기관 종사자를 위한 특별분양 754가구, 일반 특별분양 208가구, 일반분양 112가구다. 광주·전남혁신도시와 울산혁신도시, 경남혁신도시 등에서도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하반기에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에 비교적 알짜 단지가 집중돼 있어 청약시장 분위기가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