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부자 10명 중 3명은 건물·상가 등 임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을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 400명을 분석해 2일 내놓은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0%가 국내 부동산을 향후 유망한 투자처로 꼽아 국내 주식(20%), 예·적금(12%)보다 높은 선호를 보였다.
이미 투자용 부동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의 경우 상가(69%)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41%), 아파트(38%), 사무빌딩(13%), 연립주택(5%)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부동산시장은 침체해 있지만 상가나 건물 등으로 일정한 임대 수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자산가들의 선호는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9%는 100억원 이상 자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봤고, 자산 50억~100억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8%에 그쳤다.
분석 대상이 된 부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4억1200만원으로 일반 가구(4700만원)의 9배가량이었지만 월평균 지출은 1051만원으로 일반 가구의 4배였다. 다만 월평균 사교육비는 193만원으로 일반 가구의 8배 수준이었다.
부자들은 재산의 사회 환원에 대해선 매우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 ‘자산의 일부 혹은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응답이 1.4%에 그쳐 보건복지부가 올해 초 일반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나타난 ‘사회 환원을 통한 상속’ 응답 비중(17.7%)보다 훨씬 낮았다.
보고서는 통계청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전국의 부자 수가 2010년 13만명에서 2011년 14만2000명으로 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전체 부자의 47.9%(6만8100명)가 모여 있고 경기(2만6500명)·부산(1만1700명)·대구(6100명)·경남(4600명) 순이었다. 2009년과 비교하면 서울 부자의 비중이 1.7%포인트 줄었고, 부산·울산·경남 부자의 비중이 0.9%포인트 늘었다.
연구소는 “서울 부동산시장이 지방 부동산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침체해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