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국에 이런 부촌이! 마린시티에 절로 감탄

뉴스 부산=정한국 기자
입력 2012.06.26 03:18

주거단지·관광명소로 부상… 해운대구 집값 크게 오르고 청약률 250대1 넘는 곳도
마리나·호텔 등 조성 앞둬… 센텀시티와 연계 발전도 기대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광안대교에 올라 차로 5분쯤 달리면 해운대 바닷가 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빌딩 숲이 나타난다. 30~40층 안팎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10여개 단지가 몰려있는 마린시티(Marine City)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주상복합 아파트 '위브더제니스'(80층·301m)와 '해운대아이파크'(72층·298m) 등이 대표 건물이다. 택시기사 장동위(69)씨는 "40년째 택시를 몰면서 해운대에서 목격한 가장 큰 변화"라며 "광안대교를 타고 해운대 쪽으로 가다가 저 풍경을 보고는 근처로 가보자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가 '한국판 리펄스베이(Repulse Bay)'로 떠오르고 있다. 마린시티는 낮에는 햇빛에 반짝거리는 고층 건물이 눈길을 끌고, 밤에는 광안대교와 어우러져 화려한 야경을 연출한다.

올해 초 위브더제니스와 해운대아이파크 등이 입주를 마치면서 마린시티는 1만가구가 사는 주거지역이 됐다. 이미 해운대는 주택시장에서 '부산의 강남'이란 평가를 받는 고급 주택지구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해운대구 집값은 1년간 17.6% 올랐다. 작년 분양시장에서는 청약경쟁률 250대1이 넘는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위브더제니스와 아이파크의 경우 200㎡(60평) 안팎 아파트 매매가격이 12억~14억원 선이다.

관광·주거단지로 주목도가 높아지자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지난 23일 저녁 해가 저물자 주상복합 아파트 1~2층 곳곳에 들어선 테라스형 카페나 식당은 바다를 바라보며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미국 시카고에서 온 관광객 마틴 그레이슨(48)씨는 "저 높은 건물들이 오피스 빌딩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게 더 놀랍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상인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성가현(51)씨는 "올 초 가게를 열었을 때에 비해 지금 매출은 30% 이상 올랐다"며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외지에서 온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도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마린시티 옆 요트경기장을 재개발해 요트 계류장·호텔 등 첨단 마리나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어서 관광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린시티는 해운대에서 이미 유통·문화·산업의 중심지가 된 센텀시티와 맞닿아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센텀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신세계백화점과 바로 옆 롯데백화점이 울산·창원 등 주변 지역 쇼핑수요를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라이온스 부산세계대회·부산국제모터쇼 등 각종 국제행사가 열린 벡스코가 전시·컨벤션 기능도 한다.

주택시장 일각에서는 해운대 지역의 공급물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값비싼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탓에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최근에는 거래가 많지 않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해운대는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개발 호재가 있지만 일부 지역은 거래가 줄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리펄스베이(Repulse Bay)

해변을 따라 호화 맨션과 리조트 등이 늘어서 있는 홍콩의 고급 주택가이자 관광 명소. 1955년 윌리엄 홀든과 제니퍼 존스가 주연한 영화 ‘모정(慕情)’의 촬영지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동양의 나폴리’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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