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상승률 전국 1위… 창원 신혼부부 파워

뉴스 창원=홍원상 기자
입력 2012.06.12 03:02

5년간 새 아파트 공급 안 돼… 전세금이 집값의 70% 넘자
"차라리 내집 마련" 나서… 모델하우스 방문객의 절반

10일 경남 창원시 양덕동 '창원 메트로시티 2차' 모델하우스. 아파트 분양 당첨자 발표 후 첫 주말인 이날 모델하우스에는 자신이 앞으로 살게 될 집을 둘러보려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장면은 직원에게 분양상담을 하거나 주택 내부를 둘러보는 사람 중에 임산부나 꼬마 아이를 데리고 온 신혼부부가 절반 이상 차지한 것. 이 아파트를 분양한 태영건설 구태진 분양소장은 "전체 방문객의 40%가 30대 초반 이하의 젊은 신혼부부"라면서 "모델하우스 오픈 후 일주일 동안 임산부도 200여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창원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되는 것은 기본이고 최고 21.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값도 지난 한 해 동안 29.8%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창원 주택시장의 호황은 30대 초반 신혼부부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30대 중반 이후 중장년층이 주택 시장을 주도해왔던 것과 달리 사회에 갓 진출한 신혼부부가 창원의 아파트 청약과 주택 매매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주된 이유는 지방의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지난 5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끊겼기 때문. 더욱이 최근 전세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결혼과 함께 전셋집을 구하던 신혼부부들이 주택구매로 돌아섰다.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대에 육박하면서 세입자들의 내집 마련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창원 메트로시티 2차'를 찾은 장병기(30·회사원)씨는 "전세금이 너무 올라 집값과 별 차이도 없는 데다 다들 입주한 지 10년 가까이 된 낡은 아파트여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창원시 양덕동 ‘창원 메트로시티 2차’ 모델하우스를 찾은 아파트 분양 당첨자와 어린이 고객들이 아파트 조형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그 여파로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1차'는 작년 10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주택 68㎡(28평)형 12가구를 모집하는 데 37명이 몰려 3.0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약 신청을 받은 '창원 메트로시티 2차' 역시 신혼부부 특별공급분 127가구를 한 번에 모두 마감했다. 현대건설 분양 담당자는 "신규 아파트 공급은 없는데 결혼하면서 분가(分家)하는 젊은 주택 수요층이 늘면서 주택난에 빠졌다"며 "창원 지역에 대기업 공장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것도 주택 실수요자가 많아진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창원시에는 진해경제자유구역, 창원국가산업단지, 마산수출자유지역에 LG전자·삼성테크윈·두산중공업 공장 등이 가동 중이다.

창원시 안에서도 진해구(옛 진해시) 집값이 가장 높게 오른 것도 젊은 층이 주택 매매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2010년 7월,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에 창원·마산·진해시 중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진해시로 신혼부부가 몰려든 것. 진해구의 유림부동산중개소 직원은 "터널 하나만 통과하면 진해와 창원이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가 많이들 이사 왔다"며 "이 때문에 시(市) 통합 후 집값이 3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팀장은 "최근 들어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주택 매매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가 다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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