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
발전소 운영 등 신사업 발굴… 해외도시 복합개발까지 노려
"올해는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 회사의 체질(體質)을 바꿀 생각입니다."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은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시공에만 주력했던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바꿀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5조2000억원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에 나서 8조원 정도 수주하는 게 목표다. 이미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올해 처음으로 2억9600만달러 규모의 루자일 신도시 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정 부회장은 "설계와 구매, 시공, 운영관리 등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며 "해외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사업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삼성물산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21억달러 규모의 쿠라야 가스복합 화력발전소 공사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지분투자를 통해 설계·구매·시공·개발에 모두 참여하고 관리·운영도 맡는다.
시장 다변화도 중요한 과제다. 삼성물산은 이미 중동에서 사우디와 UAE(아랍에미리트) 중심이던 수주 국가를 쿠웨이트·카타르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가 핵심 시장 중 하나였지만 주변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노크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기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미 등으로 전략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국내 업체의 진출이 저조했던 미국·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선진 시장에서도 수주실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사업 분야도 복합 화력발전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면서 원자력발전소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 환경플랜트 등으로 다양화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주택 분야와 관련해 "단순 주택사업에 그치지 않고 해외의 도시재생사업에 진출하는 등 복합개발사업으로 확장해 '글로벌 래미안'을 알릴 수 있는 기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삼은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정착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곳곳에 기자재 조달센터를 만들어 원가 절감과 수주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해외에 엔지니어링 센터를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입찰 기회가 있을 때만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와 시장을 연구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고객과 협력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현지인 위주로 경영하면서 기술도 이전하는 등 현지 인력 양성을 지원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법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