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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급등·물수능에… 양천·노원·강남3구, 전세거래 시들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2.02.27 03:01

양천 20%, 강남 10% 줄어

지난해의 물수능(변별력이 떨어지는 쉬운 출제)이 결국 서울 인기 학군의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이 지난 2~3년간 급등한 상황에서 수능시험까지 쉽게 출제된 결과 서울 강남 지역과 양천구 등 학군 우수지역의 전세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 전셋값도 예년에 비해서는 크게 안정됐다.

26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전·월세 주택 실거래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의 1월 전·월세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0.6% 줄었고, 양천구는 20.3%, 노원구는 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전·월세 주택 거래량이 5.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학군 우수지역의 거래량이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과거에는 방학이 시작되는 12월과 1월에는 학부모들이 학군이 우수한 지역의 전·월셋집을 찾아 대거 이동하면서 이들 지역의 전·월세 주택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이렇게 오른 강남발 전셋값 상승세는 결국 서울 전체의 전세금 상승세를 주도했었다.

강남과 양천구 등의 부동산중개업소에서도 '겨울 방학 동안 임대주택을 찾아오는 세입자들의 발길이 예년과 같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겨울에는 문의 전화나 거래 건수가 예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강남 지역 아파트 전세금도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12월에는 전세금이 3억1169만원에서 1월에는 2억8111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노원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전세 가격도 단지별로 1000만~2000만원 안팎까지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

이 현상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강남·양천구 등지의 전세금이 지나치게 많이 올라 학군이 우수하다는 이유만으로 세입자들이 몰려들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모(여·46·동작구)씨는 "수능이 아무리 쉬워도 강남 전셋집 구할 돈만 있으면 갈 것"이라며 "하지만 보통 3억~4억원씩 하는 강남 전셋집을 구할 여력도 없고, 차라리 이 돈으로 좋은 학원이나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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