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월 전세금 하락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2.01.30 03:16

3년 만에 처음… 서울 -0.17%… "수능 쉬워 학군 수요 줄은 탓"
전세 계약 많은 2월은 불안, 새 아파트 공급량도 감소

"4억5000만원대에도 물건을 맞출 수 있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 1차 아파트. 지난해 7~8월 6억원 이상에 거래됐던 102㎡(30평) 전세금이 최근 1억원 이상 뚝 떨어졌다. 해마다 방학이면 어김없이 전세금이 뛰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대치동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겨울방학에는 전세 수요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102㎡ 전세는 작년 12월 중순 딱 1건 계약된 이후 한 달 넘게 거래가 끊겼다.

연초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장이 우려와 달리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아파트만 보면 1월 전세금이 전월보다 오히려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폭은 거의 미미하지만, 그래도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전세난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2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아파트 전세금은 서울이 전월보다 0.17%, 수도권은 0.01%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전세금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전세 시장 약세에는 매년 겨울방학에 크게 늘어났던 학군 수요의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나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학군 선호 지역은 설 연휴가 끝났지만, 수요가 없어 전세금이 떨어지거나 보합세다. 대치동 은마·개포우성 등은 전세금이 작년 말보다 3000만~4000만원씩 하락했다. 목동이나 중계동도 비슷하다. 목동 1~6단지는 작년 12월부터 거의 모든 주택형에서 전세금이 1000만~2000만원씩 내렸다.

학군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수능이 쉽게 출제돼 좋은 학군으로 옮길 유인이 약해진 탓이다.

문제는 서민들의 체감 전세난은 여전하다는 것.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가 꺾인 데에는 기존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통해 눌러앉거나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싼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은 최근 수요가 늘면서 1~2주일 만에 전세금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2월을 걱정하고 있다. 설 연휴로 미뤘던 전세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2월에 입주할 새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전국적으로 20%, 서울은 7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추세를 보더라도 2월에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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