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재벌들의 '청담동 땅 전쟁'

뉴스 김현진 기자
입력 2012.01.25 22:15 수정 2012.01.26 07:47

이건희 회장의 3층짜리 건물 임대 시세, 보증금 12억에 월세 1억

“건물을 왜 팔아…. 어차피 OO(재벌 총수의 딸)이가 와서 살 텐데….”

요즘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주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재벌들이 최근 ‘땅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앞다퉈 청담동 일대의 땅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명의로 청담동에만 10여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고, 삼성 이건희 회장과 제일모직도 2008년 이후 청담동 건물 3채를 구입했다. 롯데·매일유업 등도 청담동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경쟁은 땅값을 올렸다. 원래 이 지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카르티에,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매장이 하나둘 문을 열며 거대 명품 타운이 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땅값은 들썩였다. 여기에 재벌들까지 부동산 확보에 나서자 가격이 한층 더 뛰고 있는 것. 박종복 미소컨설팅 대표는 “재벌 주도의 명품 타운이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돌며 5년 전 65억원 하던 빌딩이 430억원까지 올랐다”며 “3년 새 3배가 된 부동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는 건물만 6채로 전체 부동산의 시가는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이 건물들은 이른바 ‘신세계 블록’으로 불린다. 부동산 관계자는 “신세계는 오너와 회사 명의로 번갈아 하나씩 샀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값은 계속 올랐다”며 “결국 오너와 회사 모두 큰 시세 차익을 봤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2008년 이 한가운데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을 380억원에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세보다 2~3배 높았지만, 이 빌딩의 현재 시세는 430억원대를 넘는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 중인 청담동 부동산도 1000억원대를 넘는다.

오너 일가는 임대료 수익도 얻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 있는 이명희 회장의 건물엔 신세계가 수입하는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인 ‘몽클레르’가, 정유경 부사장의 건물엔 신세계 ‘분더샵’이 점포를 임차해 성업 중이다. 근처 이건희 회장의 건물엔 제일모직의 토리버치가 3층짜리 빌딩을 통째로 빌려쓰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토리버치 건물의 임대 시세는 보증금 12억원에 월세 1억원 정도”라며 “정확히 말하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와 삼성 관계자는 임대료 수익에 대해 “얼마인지 알 수도 없고 알아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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