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입주量, 작년 34% 불과… 분양 물량은 크게 늘어
올 1분기 아파트 분양시장은 '풍년'이 예상되지만 입주시장은 극심한 '가뭄'을 겪을 전망이다. 분양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나는 반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지난해의 7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 봄 이사철 전세난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6만65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176가구)과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지방보다 서울·수도권의 분양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량(1만2362가구)의 3배 가까운 3만5997가구가 한꺼번에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2만4662가구)보다 많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계획된 물량이 많은 데다 지난해 분양할 예정이었던 아파트가 시장 침체로 올해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1분기 중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성동구 금호동에서 '래미안하이리버' 1057가구를, 현대건설이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1764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아파트 분양은 늘지만 1분기에 입주할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다. 올 1~3월 전국에서 입주할 새 아파트는 총 3만326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651가구)보다 29% 줄었다. 서울은 3781가구로 지난해(1만1058가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공급량을 줄인 것이 올해 입주 물량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겨울방학 수요와 봄 이사철이 겹치는 시기인 1분기에 입주량이 줄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난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아파트 시장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줄면 시중에 나오는 전·월세 물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서울 강남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예정된 곳도 많아 입주량 감소가 국지적인 전세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