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소형 팔고 중·대형으로… 아파트 갈아타기 활발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1.12.27 03:13

[가격차 5년새 절반으로 감소]
재건축 후 큰 평수 분양 노려 집 크기 넓혀 가는 경우 많아
3~4인 가구 중대형 선호… 목동·잠실 등 단지 내 이사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 주민 김모(57)씨는 최근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김씨가 사는 아파트(62㎡·19평)의 시세는 평균 8억5000만원. 이보다 넓은 72㎡는 9억5000만원짜리 매물도 있다.

2년 전 62㎡는 시세가 평균 10억8000만원, 72㎡는 14억2000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3억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72㎡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격차가 3분의 1로 줄었다. 김씨는 "21평으로 옮기면 재건축 후에 40평대 이상을 분양받을 수 있어 가격이 떨어졌을 때 이사하는 게 이득인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주택시장에서는 중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거나 미분양이 속출하는 굴욕을 맛본 반면 크기가 작은 아파트는 몸값이 치솟았다. 그 결과 소형아파트가 중대형 아파트값을 따라잡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최근 '비싸진 작은 집'을 팔고 '가격이 내린 큰 집'으로 옮기는 '갈아타기'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집값 바닥일 때 갈아타자"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의 경우 이달 들어 거래량 20여건 중 단지 내에서 집 크기를 키워 이사한 경우가 절반쯤 된다. 이들은 대부분 실수요자다. 다른 단지에 투자하기보다 같은 단지에서 더 넓은 집을 분양받아 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둔춘주공의 경우 2년 전 집값 차이가 평균 2억7000만원이던 59㎡와 82㎡의 격차가 1억8000만원 안팎까지 줄었다. '둔촌공인중개사무소' 송광열 대표는 "지금 16평은 재건축 후 34평을, 25평은 45평대를 분양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는 사람들이 넓은 집으로 이사한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과 송파구 잠실의 경우 일반 아파트에서도 같은 단지에서 집 크기를 넓혀 이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잠실 A공인중개사무소 김모 실장은 "매매거래의 20~30% 정도가 단지 내에서 갈아타는 수요"라면서 "학교 다니는 자녀를 둔 3~4인 이상 가구가 많다"고 했다.

◇집값 격차 5년 만에 절반

큰 집으로 갈아타는 실수요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소형과 대형의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 차이가 5년 새 50%쯤 감소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지역 일반 아파트는 공급면적 66~99㎡ 소형의 경우 3.3㎡(1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2007년 1월 1168만원에서 최근 1404만원으로 20% 올랐다. 반면 132~165㎡ 대형은 같은 기간 1944만원에서 1822만원까지 떨어졌다. 소형과 대형의 가격 차이가 776만원에서 418만원으로 좁혀진 것.

재건축 아파트도 몇년 새 전체적으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3.3㎡당 평균 매매가는 소형이 2007년 1월 3051만원에서 최근 2934만원으로 4%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중형은 3308만원에서 2978만원으로 2배 이상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3~4인 이상 가구는 여전히 입지 좋은 중대형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값이 떨어진 게 실수요자들에게는 기회"라고 했다.

그러나 집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관리·유지비가 늘어나고, 소형 아파트 인기가 계속되면 중대형은 추후 되팔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훗날 집을 처분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집을 갈아탈 때 가격뿐 아니라 교통이나 환경 등 입지 요건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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