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 결산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방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 2~3년간 주택경기 침체로 공급이 급감했던 지방은 올 들어 투자비 부담이 적은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수도권에서는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보다 매달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전세금 상승과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전북(14.2%)을 비롯한 부산(13.67%)·경남(13.44%)·광주(13.13%)·대전(12.95%) 등 지방 광역시·도 모두가 전년보다 두자릿수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전과 충남은 과학벨트 선정과 세종시 개발, 강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서울~춘천 간 복선전철 개통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작년보다 아파트 거래량이 60% 이상 늘어나기는 했지만,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다.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값은 각각 4.51%, 3.9% 하락했다. 특히 강남(-8.15%)·강동(-6.17%)·송파(-7.11%)구를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가 지난 7일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여러 규제를 풀었지만 떨어진 가격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부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재건축 속도조절을 내세우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월 말 취임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수도권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대체 투자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정부도 도시형생활주택 건설 지원과 오피스텔 임대사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한때 주춤했던 오피스텔은 올해 공급이 크게 늘었다. 전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3만3000여실)은 작년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작년 1분기 3.3㎡(1평)당 780만원이었던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올 3분기 820만원으로 뛰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유럽발 금융위기가 장기화되고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수도권 주택 시장은 거래 감소와 가격 조정이 반복될 것"이라며 "수익형 부동산 역시 올해 높은 분양가에 공급이 집중된 만큼 이들 주택의 입주가 시작되는 2012~2013년에는 임차인 유치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