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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주 집값, 20여년만에 가장 많이 올라

뉴스 정한국 기자
입력 2011.12.05 03:04

올해 전국 평균 6.7% 상승, 수도권 집값은 내림세인데 지방도시들은 두자리수 올라
그동안 덜 오른데다 공급부족, 혁신도시 등 보상비 많이 풀려

"작년 초부터 거의 매달 1000만원씩은 올랐어요. 자고 나면 뛴다는 말을 실감했어요."

부산 해운대 우동의 '트럼프월드마린' 아파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 아파트는 '부산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해운대에서도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261㎡(79평)형이 17억원대를 호가한다. 3.3㎡(1평)당 2000만원이 넘는다. 이 아파트는 2009년만 해도 3.3㎡당 1200만~1300만원대였지만 작년부터 가격이 치솟아 불과 2년 만에 거의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해운대 일대 아파트가 거의 다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며 "입주 당시(2004년)에는 미분양도 많았는데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지방 일부 지역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산과 광주는 2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전·창원 등 일부 지방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주택구매력이 살아나고 각종 개발 호재가 많아지면서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이 부족한 게 원인이다.

◇지방, 공급 부족에 '미친 집값'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은 6.7%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산 집값은 2배가 넘는 16.3% 올랐다. 88 서울올림픽이 끝나고 주택부족이 극심했던 1990년(28.3%) 이후 21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광주광역시(18.2%)도 1988년(26.6%) 이후 2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지방도시 집값 상승률은 대부분 두 자릿수다. 대전(14.9%)은 2003년(18.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목포(17.1%)와 창원(21%)은 1986년 주택가격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값이 오르면서 아파트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됐던 '래미안해운대'는 최고 25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을 갈아치웠다.

◇공급 부족에 수요는 급증

지방 집값이 급등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동안 집을 짓지 않아 공급이 부족했고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쌌던 것도 원인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팀장은 "지방은 미분양이 쌓이면서 3~4년간 신규 주택이 없었다"면서 "지방 집값은 서울과 비교하면 아직 3분의 1 수준이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방은 전세금이 매매가의 70% 수준까지 오르면서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 각종 개발이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돈이 풀려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도 늘어났다. 대전의 경우 과학벨트와 세종시 건설로 외지인 투자가 급증했고 부산은 경전철과 부산신항·혁신도시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보상비가 많이 풀렸다. 강정규 동의대 교수는 "2007~2008년쯤 부산 제조업체 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가계소득이 늘고 주택구매력이 올라갔는데 신규 주택공급은 끊기다시피 해 기존 주택시장에 사람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지방 집값 양극화 심해

지방은 집값이 뛰었지만 수도권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은 올해 0.4% 올랐지만 11월에는 -0.1%를 기록하면서 4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수도권도 비슷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 자산가치 상승(인플레이션)과 하락(디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바이플레이션(bi-flation)'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플레이션이 나타난 이유는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초과공급 조정 속도가 다르고 가계부채와 주택구입능력도 차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은 2009년 7월 11만가구가 넘던 미분양이 4만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수도권은 같은 기간 3000가구가 오히려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중 수도권 비중이 70%를 넘고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역시 수도권이 지방의 두 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주택구입능력지수(HAI)도 지방은 200을 넘지만 서울은 70에도 못 미친다. 박 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부채비율이 높고 주택구매력은 약해 수요가 크게 늘기 힘들다"면서 "전세 수급조절과 매매활성화를 통해 부채 디플레이션이 심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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