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주춤, 집수리하며 장기화 대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지은 지 30년이 넘어 2~3년 전부터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이 아파트에 요즘 실내 인테리어 공사 붐이 일고 있다. 3100여 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에서 이달에만 20여건의 실내 인테리어가 공사가 이뤄졌다. 날씨가 추워져 공사를 하기 힘든 시기가 됐지만 성수기로 불리는 지난 8~10월(월 20~25건)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공사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통상 50만~100만원쯤 들여 물이 새는 욕실이나 보일러 배관을 땜질하는 부분 수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평균 1000만~3000만원씩 들여 실내를 전부 개조하거나 마루와 벽지까지 바꾸는 경우도 많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를 전면 개조하는 이유는 뭘까.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속도조절론이 나온 게 결정적인 원인이다. 압구정동 L인테리어 김모 대표는 "사업 속도가 느려진다고 하니까 지금 집에 오래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집주인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집을 완전히 수리해달라는 의뢰가 작년 이맘때보다 10~2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세훈 전 시장 시절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추진됐던 압구정동·여의도·합정동 등지의 재건축 단지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