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色을 입은 아파트… 컬러 마케팅 경쟁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11.10.27 03:04

청약시장 실수요자 중심 바뀌며 아파트 외관이 분양 성패 좌우

현대건설이 서울 서초구에 지은‘반포 힐스테이트’/ 현대건설 제공

아파트가 화려해지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외벽은 으레 회색이나 흰색 등 눈에 잘 띄지 않거나 무난한 색상으로 꾸미는 걸로 생각해 왔지만, 최근에 짓는 새 아파트는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색채로 단장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른바 '컬러 마케팅'에 매달리는 이유는 아파트 청약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외관이 분양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프랑스의 색채디자이너 필립 랑클로와 손잡고 아파트 외관에 화려한 색채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짓는 '강서 힐스테이트'는 동(棟)마다 빨간색이나 녹색 등으로 꾸며지고 있다. 특히 지상 1~3층은 짙은 갈색, 4~6층은 자주색, 7~9층은 주황색, 10~11층은 오렌지색, 12~15층은 연노랑색, 16층 이상은 아이보리와 흰색으로 칠해 색깔이 서서히 번져가는 효과를 냈다.

대우건설이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건설 중인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는 부드러운 초록색과 파란색, 주황색으로 건물 외벽에 색을 입힐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고 탁 트인 호수 조망권을 갖춰 단지 외벽도 자연친화적 단지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최근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분양한 '계양 센트레빌 2차'에는 회사가 자체 개발한 외벽 컬러 시스템이 적용된다. 건물 외관에 파랑·회색·주황 등 3가지 기본 색채를 중심으로 13가지 다양한 색깔 변화를 줘 건물의 입체감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외벽뿐 아니라 주택 내부를 기능성 색채로 꾸민 아파트도 등장했다. 한라건설이 경기 화성시에 분양 중인 '화성조암 한라비발디'는 안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에 자녀들의 감성지수(EQ)와 정서적 안정을 높일 수 있도록 입주민이 5가지 종류의 컬러테라피 벽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아파트에서 색깔은 입주민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한다"며 "저마다 다른 옷을 입은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색있는 외관 색채는 주변 단지와 차별화하는 데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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