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빌리고 건물 부분에 대한 소유권만 갖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4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매달 토지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건물 분양가격은 일반 아파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반의반 값 아파트'로 불린다.

국토해양부는 이달에 서울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전용면적 59~84㎡형 토지임대부 주택 35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사업시행자가 토지소유권을 갖고 분양받는 사람이 건물(주택)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 최장 4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입주자가 원하면 연장도 가능하다. 분양받은 후 5년이 지나면 건물 소유권을 사고팔 수 있다. 사는 동안에는 매월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서초지구에 선보일 토지임대부 주택의 분양가(건물분)는 84㎡(분양면적 33평)형 기준으로 2억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분양면적 기준으로 3.3㎡(1평)당 600만원대로 주변 일반아파트 시세(2300만원대)는 물론이고 서초지구 내 일반분양 아파트(1000만원대)보다도 30~40%쯤 싸다. 토지 임대료는 월 30만~5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4년 전인 2007년 10월 경기 군포 부곡지구에서 390여가구가 시범 분양됐지만 분양률이 20%대에 불과해 사실상 실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다소 떨어졌고 당시에는 집값이 오르던 시기여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서초지구의 경우 입지여건이 좋고 최근 전월세금이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싼값에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택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 가치가 떨어지고 땅값만 남는 특성이 있는 데다,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강남권에서 비교적 싼 값에 장기간 거주 가능한 주택을 얻을 수 있지만 일반아파트와 달리 매도시점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주기간, 월세부담 등을 따져보고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