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청이 관리중인 재난위험시설물 가운데 즉시 철거가 필요한 건물이 14개에 이르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 건물을 방치해 두고 있는 등 안전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의 재난안전시설물 중 '즉시철거' 조치를 의미하는 E등급 판정을 받은 건축물이 동대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주민 안전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E등급 판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설물에는 여전히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2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구가 관리하는 E등급의 건축물은 동대문구 이문동의 13개 단독주택과 전농동의 1개 단독주택 등 모두 14개다. 이문동 건물의 경우 아직까지 3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태풍이 오거나 폭우시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안전점검을 실시해 이문동 재개발 지역 일대를 지난달 2일 재난안전시설 E등급으로 지정했다.
올해 내린 폭우로 인해 건축물 지반이 유실되고 노후 등으로 건물 균열에 의한 붕괴 우려가 높은 등 재난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건물은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부지다. 지난 7~8월 폭우가 내렸을 때 축대가 무너져 내려 구는 해당 건물안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실제로 이곳은 사람이 겨우 한명 정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 건물이 붕괴될 경우 지나가는 행인이 건물 잔해에 깔릴 위험도 높다. 이곳 저곳에는 '공가'라는 표지판과 재난위험시설임을 알리는 안내판만 보일 뿐 붕괴사고에 대비한 조치는 전혀 없었다.
재난위험시설물로 지정된 건물 인근에는 콘크리트, 나무 등 건물 잔해와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놓여 있어 마치 수재가 휩쓸고 간 현장을 방불케 했다. 건물 앞에는 '이 지역은 일부 붕괴가 있었으며 추가 붕괴 우려가 있으므로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안내판은 있었지만 출입을 통제하는 직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이곳을 지나갈 때면 붕괴로 인해 다치지는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이 주택과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사는 신순덕(65·여)씨는 "올해 큰 비가 내렸을 때 축대가 무너져 건물 안에 살던 사람들이 다 나가고 주변에 살던 사람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그는 "위쪽에 있는 집들은 한집이 무너지면 인근에 붙어있는 집들도 위험해진다"며 "길도 워낙 좁아 지나다니다 건물이 붕괴돼 다칠까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관할 구청인 동대문구 역시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대부분 빈집이지만 붕괴될 경우 지나가는 행인들이 다칠 우려가 있다"며 "우면산 사태처럼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낙후된 지역이라 빨리 조치하려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는 해당 지역이 재개발 문제가 얽혀 있어 철거가 지연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 관계자는 "건물이 철거나 보수가 빨리 안되는 것은 재개발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원래 E등급이 되면 개인 사유지는 개인이 보수하거나 철거해야 하는데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돼 있어 집주인이 철거를 안하고 내버려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조합측과 개인 소유주가 보상 문제로 협의 중인데 보상 금액 때문에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어 현재 설득중"이라며 "재개발 얘기가 나온 것은 20년전 쯤인데 아직도 시작 단계라 철거는 내년 2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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