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설계로 장점 극대화
보안문제나 사생활 침해 때문에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던 아파트 저층이 변신하고 있다. 1~2층 등 아파트 저층은 그동안 집값도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동원해 '미운 오리'였던 아파트 저층을 '백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아파트 저층의 변신은 설계에서 두드러진다. 보안문제나 사생활 침해는 최대한 막으면서 장점은 극대화하는 특화 설계가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미건설이 전남 목포에 짓는 '우미 파렌하이트' 아파트는 1층과 2층에 최대 20㎡(6평)의 '비(非)확장 발코니'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해 화단 등으로 꾸밀 수 있도록 설계했다. 3층은 2층의 '비확장 발코니' 지붕을 테라스처럼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서비스 공간이다.
코오롱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는 저층을 고령자나 장애인들은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령 입주자를 위해 1층 가구에서 공용 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관 출입이 가능하도록 전용 현관문을 뒀다. 대림산업은 '평촌 e편한세상'에 오렌지 로비를 선보였다. 통상 1층 가구와 같은 높이에 설치되는 엘리베이터 로비를 1.5m 정도 낮게 만들어 1층 입주자들이 엘리베이터 소음에 시달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아예 새로운 평면 개발도 한창이다. SK건설은 지난해 1층과 2층이 한집으로 연결된 복층형 평면을 선보였고 GS건설은 1층에 다락방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는 저층 입주자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은 경남 창원시의 D아파트는 1·2층 가구의 분양가를 중층 이상 가구보다 1000만~2000만원쯤 깎아주고 있다. 충남 천안시의 I아파트도 1·2층 입주 가구에 대해 발코니를 모두 무료로 확장해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형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비용이 700만~10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 혜택이 쏠쏠한 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때 넓은 전용정원을 제공해 아파트 1층이 최고 로열층으로 올라섰던 적도 있다"면서 "최근엔 1~2층 자체를 아예 필로티로 만들어 입주민 공용공간으로 비워놓고 3층부터 아파트를 짓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