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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무덤' 대구 부동산, 구미공단 덕에 부활

뉴스 대구=오윤희 기자
입력 2011.09.06 03:16

구미서 30분 거리 북구 지역, 직원들 베드타운으로 급부상
집값, 8개월만에 30% 치솟아…
섬유산업 부활에 매매도 부활, 미분양 주택 4년 만에 최저

지난 1일 대구 북구 칠곡 3지구 동천동. 이 지역 아파트값은 올 초만 해도 74㎡형이 1억원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1억3000만원에도 매물이 거의 없다. 8개월 만에 30%나 치솟았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소형은 매매가와 전세금이 함께 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휴대전화 생산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제조하고 있다.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데는 구미공장의 호황이 한몫을 했다. /백강녕 기자

대구는 2009년까지만 해도 건설사의 무덤이라 할 정도로 지독하게 아파트 분양률이 저조했다. 집값 하락률을 봐도 전국에서 단골 1위였다. 미분양 주택도 4만 가구가 넘어 이 또한 전국 1위였다. 이러니 대구에서 간간이 아파트를 분양했던 건설사들은 번번이 처참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구 집값은 올 들어 평균 5.2% 올랐다. 서울·수도권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미분양 주택도 4년여 만에 1만 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구미공단과 가까운 북구 집값 급등

최근 대구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곳은 북구 지역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대구 8개 군·구(區) 중에서 북구(9.07%)는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다. 동천동은 평균 10% 넘게 올랐다.

북구 집값이 오른 이유는 구미공단에서 찾을 수 있다. 차로 30분쯤 걸리는 구미공단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생활여건이 좋은 북구에 집을 마련하고 출퇴근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제조업체가 밀집한 구미공단은 지난해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불황을 모르고 있다. 북구 동천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미공단에 종사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북구지역 아파트를 사러 많이 온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북구에 살면서 구미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1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북구 읍내동에서 구미의 전자업체로 출퇴근하는 박모(45)씨는 "아이들 교육 여건이 구미보다 낫고, 대구시내까지 차로 20~30분밖에 안 걸려 쇼핑이나 문화생활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대구가 구미공단의 배후 주거지, 즉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제 살아나니 부동산도 회복

구미공단뿐만 아니라 대구지역의 경제 회복도 부동산 시장을 침체의 늪에서 건져 올리고 있다. 그동안 대구 부동산 시장은 지역 경제와 같은 길을 걸었다. 2008년과 2009년 대구 집값 변동률은 각각 -1.8%, -2.2%로 2년 연속 꼴찌였다. 같은 기간 대구 경제를 반영하는 산업생산증가율도 각각 1.8%, -10.3%로 전국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이유는 대구 경제를 떠받치던 섬유산업의 몰락이 결정적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수출이 끊기면서 공장이 잇따라 문을 닫았던 것.

하지만 쇠락하던 섬유산업이 지난해부터 바닥을 치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수출입 증가율은 17.8%, 올해는 13.3%를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지역 섬유업체들이 잇따라 개발한 첨단 섬유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전체 산업생산율도 지난해 22%로 도약했다. 전국 평균 산업성장률(8.8%)의 약 3배다.

섬유공단이 밀집한 대구 달서구의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단 근로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85~100㎡형 아파트값이 지난 2~3월보다 평균 2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회복과 함께 그동안 대구지역의 주택 공급 부족으로 당분간 집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집값은 수급(需給)이 좌우한다"면서 "아직까지 미분양이 많은 대형을 제외한 중소형은 전세금과 매매가 동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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