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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길을 잃다] 금융위기 전세시장 직격탄… 2주새 3000만원(강남 105㎡ 아파트) 올라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11.08.14 23:32

서울·수도권 상승세 가속도, 가을 이사철 겹쳐 더욱 불안

11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8)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준비하던 전셋집 마련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 올 상반기부터 급등한 전세 시세가 최근 1~2주 사이에 더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105㎡(32평)형 아파트 전세금이 2주 사이 2500만~3000만원 올랐다"며 "이마저도 물건을 거의 찾을 수 없어 다른 동네에서 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 전세 시장 상승세가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데다 이달 초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세 시장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닥터아파트'는 지난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전세 시세가 최근 10개월 동안 최고 상승률(0.32%)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지역 전체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0.18%)도 2주 전(0.09%)보다 배나 올랐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은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 은행 대출받기가 더 까다로워질뿐더러 주택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전세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 쇼크가 오래 지속되면 올가을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2차 아이파크(102㎡)의 전세 계약은 이달 초보다 3500만원 오른 5억5000만~6억원에 이뤄지고 있다. 대치동 삼성래미안(109㎡)의 전세 시세(6억~6억5000만원)도 같은 기간 2000만원 올랐다.

급등한 서울 강남권 전세 시세는 경기 판교신도시·용인시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 중이다. 판교신도시 백현마을1단지(121㎡)는 2주 전보다 1000만원 오른 3억6000만~4억원에, 용인시 죽전동 도담마을 롯데(112㎡)는 1500만원 상승한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판교신도시 D 부동산중개소 사장은 "서울 강남에서 문의해 오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집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작년까지는 소형주택 위주였던 전세금 인상이 요즘 들어 중대형 아파트로도 조금씩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전세 수요는 주택 경기 침체와, 무주택자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더 늘었다"며 "여기에다 재건축 아파트 이주와 금융시장 불안이 겹쳐 올가을 전세 시장이 얼마나 크게 요동칠지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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