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원전·해저터널… 건설사, 블루오션에 눈독

뉴스 박성호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1.07.21 03:13

中企·외국업체 약진에 수주 경쟁 치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대형 건설사들이 미래의 새로운 먹을거리가 될 '신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를 먹여 살렸던 토목·플랜트·주택의 이른바 '트로이카'가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면서도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은 신고리원전 1·2호기의 야경. / 현대건설 제공

새로운 성장 엔진 찾기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올 초 발전소 운영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경기 동두천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도 민자발전사업(IPP)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원개발과 연계한 인프라 구축 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자원은 풍부하지만 개발할 돈이 없는 저개발 국가에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을 깔아주고 대신 자원개발권을 얻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중소형 원전과 연구용 원전, 폐원전 처리와 폐기물 처리 사업 등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원전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다. 해양의 석유와 가스를 채취하는 시설을 건설·운영하는 '오프쇼어 워크(offshore work)' 분야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손잡고 민자발전 프로젝트 등 국내·외 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가덕해저터널 시공으로 확보한 국내 유일의 해저터널 시공 노하우와 기술을 활용해 해저터널 분야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신사업 발굴에 목을 매는 이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주 경쟁이 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해외건설은 수주 지역과 분야가 중동과 석유화학에만 편중돼 지속 성장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의 주무대였던 토목 발주가 줄어들고 주택 경기 침체로 대형 개발도 표류해 국내에서는 먹을거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중견 업체들이 개발사업과 토목분야 등에서 대형사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해외 플랜트도 아직 발주 물량은 풍부하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터키 등 후발국 경쟁업체까지 몰려들어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결국 남들이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사업을 찾아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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