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찬밥'이던 강원도… 슬슬 끓어오른다

뉴스 평창=홍원상 기자
입력 2011.07.21 03:13

거래 끊겼던 평창 땅값, 30~40% 훌쩍
"문의전화 100통 넘지만 실거래는 아직" 주택보다 팬션이 투자 가치 높고
교통 뚫린 춘천·원주 등도 괜찮아 올림픽은 7년 후… 단기차익은 어려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오랫동안 '찬밥' 신세였던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평창군 내 토지나 콘도·팬션 등 숙박시설뿐 아니라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에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주인을 찾는 물건이 한 달 전보다 배 이상 늘어나면서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대 앞에 모인 평창군 주민들이‘2018 동계 올림픽’유치 소식에 환 호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달아오르는 평창

"3.3㎡(1평)당 30만원짜리 전원주택 용지가 며칠 만에 50만~60만원으로 호가가 올랐어요. 값싼 매물은 모두 사라졌고요."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H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3년 동안 거래가 끊겼던 땅들이 단 며칠 만에 최소 30~40%씩 가격이 뛰었다"며 "투자자들도 치솟는 가격에 고개를 젓고 있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주경기장이 들어서는 평창을 비롯해 강원도 일대 부동산의 투자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2003년 이후 올림픽 유치 활동을 세 번이나 벌이면서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평창군의 땅값 변동률(1.26%)은 서울(0.52%)과 부산(1.21%)보다 높았다. 그러다 보니 당분간은 호가가 오르면서 거래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치 확정 이후에도 실제 거래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S공인중개사는 "하루에 많게는 100통 넘게 전화가 걸려오지만 동향만 알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5만원짜리 땅이 10만원이 되는 건 쉬울지 몰라도 50만원짜리가 100만원 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지금은 시장이 너무 과열된 양상"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시간을 갖고 투자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교통 개선될 곳 유망"

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린다고 강원도 일대 모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상품과 지역을 선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등 일반 주거상품은 당장 큰 수혜를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과거 88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이 대도시에서 열렸다면 동계올림픽은 주택 수요가 많지 않은 지방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주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땅이나 팬션 등 숙박시설은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편이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주변 스포츠·관광·문화시설을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올림픽 개최 중심지인 평창군 진부·대관령면과 알펜시아리조트, 보광 휘닉스파크 인근 지역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간선도로와 고속철도 등 교통망 개선이 집중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쉽고 환금성이 좋은 춘천·원주, 경기도 여주 등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강원도는 교통문제가 투자의 가장 큰 맹점이었다"며 "제2영동고속도로나 고속철이 들어서는 거점 지역 위주로 개발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차익 기대는 금물"

올림픽 개최까지는 아직 7년이나 남았다. 따라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각종 개발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데다 '올림픽 특수(特需)'를 노린 투기 거래와 땅값 급등을 막기 위한 여러 견제 장치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강원도 내 동계올림픽 개최지역 및 주변지역 65.1㎢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어 실수요자 위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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