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요즘 아파트 '수백억 조경 전쟁'

뉴스 허성준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1.07.21 03:13

초대형 암벽 폭포에 인공 하천까지

최근 건설사마다 아파트 조경 특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백억원을 투자해 단지 안에 초대형 암벽 폭포와 인공하천을 만드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일산자이 위시티’에 들어선 인공폭포‘천선대’모습. / GS건설 제공

지금까지 아파트 조경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곳은 GS건설이 짓는 경기 고양 '일산자이 위시티'. 이 아파트는 단지 입구에 금강산을 본뜬 거대한 인공폭포가 들어서 있다.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약 100개의 테마정원, 길이 2.1㎞의 산책길도 꾸며져 있다. 1그루당 평균 1000만원이 넘는 대적송 등 소나무만 2300그루를 심었고, 지름 80㎝가 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도 400그루가 자라고 있다. 소나무 조경 공사비만 500억원, 단지 전체 조경 공사비로 700억원이 넘게 들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요즘 아파트 조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분양 단계에서부터 조경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알아보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입주한 서울 강북구 '미아 래미안 트리베라'는 직접 조성한 암벽과 폭포로 입주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단지에는 '병풍바위', 2단지에는 단지 뒤편에 있는 삼각산의 주봉(主峰)을 본떠 만든 '만물석산'과 '구천폭포'가 꾸며져 거실에서 바로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폭포와 암벽을 볼 수 있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의 시세 차이가 최고 4000만원까지 난다"며 "실제로 집을 사러 오는 소비자 대부분이 폭포가 보이는 쪽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이른바 '명품 조경' 단지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충북 청주시 대농지구의 '지웰시티'는 삼성에버랜드가 조경을 맡아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 300m가 넘는 대왕참나무길을 조성하는 등 15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건설사들이 조경에 '올인'(다걸기)하는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이순지 차장은 "전체 공사비에서 조경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라며 "조경 공사비를 1%만 올려도 입주민 만족도는 눈에 띄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암벽이나 폭포 같은 최고급 조경이 속속 등장하는데 실제로 입주민에게 필요한 시설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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