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요즘 강남 3구 재건축시장 급매물 뜨기 무섭게 사라져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11.07.18 03:49

집값 계속 떨어지면서 매수 심리 서서히 확산 거래량, 6개월 만에 반등

지난 16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의 A부동산중개사무소. 40대의 한 여성이 공인중개사와 투자 상담을 벌인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115㎡(34평)형 아파트 한 채를 사기로 결정했다. 이 투자자는 "전세금은 계속 오르는데, 집값은 그동안 꽤 내려갔기 때문에 가격 격차가 줄었다. 이제는 매수시점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A부동산중개소 사장은 "요즘은 급매물이 나오면 일주일 안에 모두 팔린다"며 "시세보다 싼 매물만 나오면 바로 사겠다는 투자자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저가(低價) 매물에 투자자들이 서서히 몰려들고 있다. 여전히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투자 심리가 완연히 살아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면 이내 매수자가 나타나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변의 아파트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싼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주택경기 침체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집값이 2006년 하반기 최고 수준 때보다 10~20% 내렸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에 전세금이 또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서울 강남을 비롯한 주택시장에 호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집값 하락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매수 심리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매물 위주로 계약을 맺으면서 아파트 거래건수도 증가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아파트 실거래 자료'에서 서울 강남 3구의 6월 거래건수(707건)는 지난 5월(575건)보다 2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1217건)부터 계속해서 줄어들던 거래량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최근 5년 동안의 6월 평균 거래건수(958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같은 달(473건)보다는 절반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강남 3구의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한 달 전보다 더 떨어졌다. 주택 수요자들이 저가 급매물에만 관심을 가질 뿐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만큼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101㎡)는 지난 5월(8억9900만원)보다 2400만원 떨어진 8억7500만원에 팔렸고, 8억원대 후반에 거래됐던 개포동 주공1단지(50㎡)는 8억5000만원선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송파구 가락동 시영1차(42㎡)도 전달보다 1억원가량 하락한 4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가락동 시영1차 인근의 대웅부동산공인 사장은 "5억원 이하의 급매물을 찾는 매수자는 꾸준히 있지만 이보다 비싼 아파트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최근 급매물이 나오는 대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대기 수요층이 얼마나 두터운지 보여준다"며 "하반기 전세금이 급등할 경우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투자자들로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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